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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은 잊어라"…유연석·박정민 '파격 변신'


입력 2020.07.30 14:57 수정 2020.07.30 15:08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강철비2:정상회담' 북 위원장 역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유이 역

'강철비2:정상회담' 유연석.ⓒ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가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때는 적잖은 부담이 작용한다. 새로 입은 옷이 몸에 맞지 않을 경우 혹평을 얻게 되고, 흥행까지 따라주지 않으면 ‘도전’했다는 의미조차 챙기지 못한다.


'강철비2:정상회담'(감독 양우석)에서 북위원장 조선사 역을 맡은 유연석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유이 역을 맡은 박정민은, 이런 면에서 파격적인 캐릭터에 도전해 호평을 받은 배우들이다. 원래 보여줄 수 있는 연기의 폭이 어느 정도 넓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따뜻한 '정원쌤'으로 분했던 유연석이 북위원장을 맡았다고 했을 때 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에 예고편에서 ‘올빽’ 머리에 북한 사투리를 쓰는 모습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 유연석과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란 우려가 늘어났다. 하지만 영화가 공개된 후, 유연석의 선택은 지지를 받았다.


유연석은 유연석만의 북 위원장을 만들어냈다. 북위원장 역을 맡았다고 해서 일부러 살을 찌우지 않았고, 역할을 위해선 헤어스타일, 말투, 영어 등 필요한 부분을 고민했다. 영화에서 그는 북한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했고, 걸음걸이를 당당한 느낌으로 표현했다. 미국 대통령, 한국 대통령과 있을 때는 모습이 사뭇 다르다. 미국 대통령과 있을 때는 상대방을 견제하는 날 선 눈빛을, 한국 대통령과 있을 때는 어딘가 풀어진 모습을 보인다.


유연석의 매력이 빛나는 순간은 남북미 세 정상이 잠수함에 갇힐 때부터다. 위기 상황에서 유연석은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 사이에서 통역사 역할을 자처한다. 미국 대통령과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며 인간미를 드러내는 모습도 '깨알 웃음'을 준다.


2003년 영화 '올드보이'를 통해 데뷔한 유연석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속 칠봉이로 스타덤에 올랐고 '낭만닥터 김사부' 강동주, '미스터 션샤인' 구동매, '슬기로운 의사생활' 안정원까지 색깔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번에 상상 못 한 캐릭터를 맡아 겁이 났다는 유연석은 상상 이상의 연기로 캐릭터를 말끔히 소화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박정민.ⓒ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내달 5일 개봉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에서는 비밀병기가 숨어져 있다. 주연 황정민 이정재를 내세운 이 영화는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을 표방한다. 15세 관람가이지만 곳곳에 잔인한 장면이 난무한다. 무자비한 액션신으로 쉴 틈이 없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숨을 불어넣는 이가 있으니, 바로 배우 박정민이다.


박정민은 황정민·이정재와 함께 주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예고편, 줄거리, 스틸에도 등장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파격적인 역할을 맡았던 터라 영화사 측에서도 그의 역할에 대해서 꽁꽁 숨겼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에서 박정민은 강렬하게 등장한다. 유이는 태국에서 인남(황정민 분)을 도와주는 인물이다. 한국에서 소외돼 태국으로 온 유이는 겉은 밝지만 속엔 남모를 사연을 감췄다. 박정민은 캐릭터가 지닌 밝음, 외로움, 고독함 등을 담백하게 표현했다. 화려한 의상도 찰떡같이 소화했다. 박정민은 인간 같지 않은 사람들 속에서 유일하게 인간성을 드러내며 극을 단단하게 받쳐준다.


박정민은 "특이하고 특성 있는 캐릭터 유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조심스럽고 고민이 많았다"며 "유는 자신의 죄의식에 대한 마음이 부채처럼 남아있는 인물이다. 그 마음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둬야 했다"고 말했다.


서번트증후군 피아니스트('그것만이 내 세상'), 래퍼('변산'), 타짜('타짜:원 아이드 잭') 등 어려운 숙제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낸 박정민은 이번 작품에서도 박정민표 유이를 만들어내며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존재감을 발산한다.


황정민은 박정민에 대해 "비밀 병기 같은 역할을 맡았는데 정말 잘 해냈다. 선배로서 칭찬해주고 싶다"고 극찬했다. 이정재 역시 "박정민은 여기 천재"라고 평가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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