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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 "경제성장률 1위"…현실감각 없는 청와대


입력 2020.08.12 00:02 수정 2020.08.12 05:0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재정 적자 110조 발표된 날 "경제 성장" 홍보

노영민도 SNS에 "경제성장 전망 상향 조정"

"한달간 집값 상승률 둔화 사실"…文 엄호도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

청와대가 또 다시 '현실감각 제로(0)'의 발언을 쏟아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값 상승세 진정' 발언이 도마에 오르자 이를 엄호하는 것과 동시에 OECD 보고서를 근거로 올해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됐다며 업적 홍보에 나섰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들이 인내심을 갖고 방역의 주체가 되어 주신 가운데, 국경과 지역 폐쇄 없이 코로나와의 방역전에 사력을 다해왔으며 경제 부문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신속하게 확장재정 정책을 수립했고, 위기를 딛고 기회로 만들기 위한 한국판 뉴딜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며 "바깥에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보는지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OECD가 이날 발표한 '한국경제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강 대변인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비교에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1위"라며 "미국은 -7.3%, 일본은 -6%, 독일은 -6.6% 등이었다. 모두 -6% 이상이지만 우리나라는 -0.8%로 전망하고 있다. 2위 국가 터키와 4%p 이상 격차를 보이는 1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OECD가 한국의 적절하고 신속한 정책대응을 통해 국내 경제 충격을 완충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면서 "양호한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한 것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적절한 조치였다고 진단했다"고 밝혔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이날 자신의 SNS에 "OECD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 경제성장 전망이 상향조정됐다"며 "조금 전 OECD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발표했습니다.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양호한 성장률"이라고 홍보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의 상황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교롭게도 이날 나라 곳간을 보여주는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됐다.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상반기 국세수입이 전년대비 23조3000억원 감소했고, 적자규모는 110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세수 결손에도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이 정부 지출을 크게 증가시키면서 재정건전성 악화에 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간 청와대는 OECD 회원국 전체를 비교 대상으로 삼으며 한국의 '우위'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이번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을 높였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낮은 편"이라며 "우리나라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집값 상승세 진정" 발언이 비판에 휩싸이자 엄호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감정원의 지표를 근거로 제시하며 "최근 한 달 동안 집값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감정원 집계에 따르면 7월 6일 주택가격 상승률은 0.11%였다"며 "나흘 뒤 7.10 대책이 나왔고 7월 13일 발표된 주택 가격 상승률은 0.09%다. 일주일 뒤인 7월 20일은 0.06%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27일 0.04%로 나타났다. 8월 3일도 0.04%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집값 안정에 대한 정책 의지를 강조한 표현"이라며 "한 달 동안의 추세와 정책입법 패키지의 완성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상승률은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야권에서 이러한 문 대통령의 상황 인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뭘 몰라서 하는 얘기"라며 "대통령 본인이 감이 없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국민 가슴에 염장을 지르는 것"이라며 "집값이 잡혔다니요? 이미 오를 대로 올랐는데 더 오른다면 국민보고 죽으라는 이야기"라고 힐난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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