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전 3.2이닝 3피안타 1실점 기록
10명의 한국인 빅리거 모두 선발 데뷔전 난조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2)이 다소 아쉬움이 남는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을 마쳤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3피안타(피홈런 1개 포함) 1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팀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해 노 디시전(ND)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게 된 이번 김광현의 선발 데뷔전이다. 김광현은 4회 2사까지 투구수 57개를 기록했다. 1회부터 매 이닝 20개 가까운 공을 던지다 보니 긴 이닝 소화가 어려웠고 무엇보다 제구가 안정적이지 않았다.
고무적인 부분은 공격적인 투구 내용이다. 김광현은 자신의 공에 자신감이 붙은 듯 포심을 비롯한 모든 구질을 빠른 템포와 함께 스트라이크 존 구석에 꽂아 넣었다.
볼넷도 3개였으나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다. 이날 구심은 존 바깥을 살짝 걸치는 변화구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로 인해 볼넷이 증가했다.
위기 관리 능력은 칭찬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김광현은 3회말, 브라이언트에게 안타, 리조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곧바로 바에스를 병살타로 잡아냈고 콘트레라스 역시 범타를 유도하면서 실점 없이 3회를 마칠 수 있었다.
4회 피홈런은 실투였다. 김광현은 첫 탈삼진을 뽑아냈던 상대인 이언 햅을 상대로 4구째 포심을 스트라이크 존 위쪽에 던졌다. 이를 놓칠 리 없었던 햅은 방망이를 돌렸고 맞는 순간 장타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큼지막한 좌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아쉽게도 한국인의 선발 데뷔전 잔혹사를 끊어내지 못한 김광현이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던 한국인 투수는 1995년 박찬호를 시작으로 이번 김광현까지 모두 10명. 하지만 이들 모두 혹독한 경험을 치렀다.
다저스 소속이었던 박찬호는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3이닝 1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인 9월 콜업돼 경험을 쌓으라는 의미였기 때문에 33개의 투구수만 소화했고 ND로 처리됐다.
가장 호투했던 투수는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로 선발 기회를 잡았던 1998년 조진호다. 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 등판한 조진호는 6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으나 팀 타선이 도와주지 못하며 아쉽게 패전을 떠안았다.
김광현 이전 선발 등판했던 2013년 류현진도 혼쭐이 나기는 마찬가지였다. 샌프란시스코전이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던 류현진은 6.1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피안타를 허용했고 매디슨 범가너와의 맞대결서 밀리며 결국 패전 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