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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바꿔 쓴 김광현 “긴장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입력 2020.08.18 11:15 수정 2020.08.18 11:1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시카고 컵스전 선발 데뷔전에서 우왕좌왕

타자와 승부에서는 철두철미..김광현도 만족

김광현 ⓒ 뉴시스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악재를 딛고 고대하던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서 펼쳐진 ‘2020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제1차전에 선발 등판, 3.2이닝 3피안타(1홈런) 1탈삼진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60개 한계 투구수를 3개 남겨두고 교체돼 총 57개를 던졌다.


더블헤더로 7이닝까지만 치른 이날 경기에서 김광현은 승패없이 물러났지만 팀의 3-1 승리에 일조했다. 평균자책점은 9.00에서 3.86으로 떨어뜨렸다.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개막전에서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세이브를 챙긴 이후 시즌 두 번째 등판이다. 팀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공백기도 길었다.


외출 금지 속에 제대로 된 훈련도 하지 못했다. 격리 해제된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은 접촉 최소화를 위해 렌터카로 약 500km에 달하는 거리를 각자 운전해 리글리 필드까지 왔다.


우여곡절 끝에 원정경기에 나선 김광현은 선발 데뷔전이라 긴장한 탓인지 모자까지 바꿔 쓰고 등판했다. 스프링캠프용 모자를 쓰고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1회말이 끝난 뒤 마운드를 내려오다가 다시 로진백을 챙기러 가는 등 우왕좌왕했다.


김광현 ⓒ 뉴시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는 냉정했다. 크게 흔들리고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자기 공을 던졌다.


김광현은 최고 시속 91.6마일(약 147.4㎞)의 직구와 주무기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자신 있게 구사했다.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나 구위가 인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선발 데뷔전을 치르는 김광현은 주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운 과감한 몸쪽 승부로 박수를 받았다. 3회부터는 하이 패스트볼도 구사하며 좌우뿐만 아니라 상하 스트라이크존까지 활용했다.


투구 리듬도 빠르게 가져가며 동료들을 지치게 하지 않았다. 4회말 이언 햅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얻어맞은 것과 고의사구 포함 볼넷 3개를 내준 것 외에는 괜찮았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걸었던 점은 선발투수로서 향후를 기대하게 했다.


김광현도 경기를 마친 뒤 만족했다. MLB.com 등에 따르면, 김광현은 "트레이너가 정규리그 때 쓰는 모자를 줄 때야 잘못 썼다는 것을 알았다"며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 걱정도 했고 긴장도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1회 만루 위기에서도 1점 주더라도 아웃카운트 잡으면 된다고 편하게 생각했다.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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