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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의 엔터리셋] 공연장 방역은 엄격한데…코로나19에 취약한 연습실?


입력 2020.08.23 07:00 수정 2020.08.22 18:2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뉴시스 ⓒ뉴시스

공연계는 지금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2차 감염을 막아내면서 선제 조치를 철저히 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연극 ‘짬뽕’에 출연 중인 다수의 배우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연습실 방역에 허술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배우 서성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KBS ‘그놈이 그놈이다’와 연극 ‘짬뽕’에 출연 중이었다. 이에 따라 해당 작품에 출연 중인 배우와 스태프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고, 공연과 방송은 중단됐다.


극단 산에 따르면 확진자 발생 사실 확인과 동시에 방역당국에 극단 동선과 리스트를 공유했고 접촉자 모두 검사 후 자가격리하며 대기 조치했다. 관계자는 “총 41명의 참여진 중 16명의 확진자와 25명의 음성 판정이 최종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확진자 중에는 배우 서성종, 김원해, 허동원도 포함됐다. 참여진과 참여진의 접촉자까지 모두 포함하면 누적 2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셈이다.


극단 산은 “앞으로 격리해제되고 마무리되는 기간까지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보건소의 역학조사 및 방역·안전에 관련해 적극 협조하고 정보를 공유하겠다”며 “누구도 알 수 없었던 예기치 못한 이번 상황에 대해 다시 한 번 문화예술계는 물론 모든 분들께 안타까운 마음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배우들 사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2차 감염 사례는 공연계에 매우 뼈아픈 일이다. 앞서 공연계는 “이 시국에 공연이 웬 말이냐”는 시선 속에서도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철칙 아래 위기를 극복하고, 우려했던 집단 감염 사태를 막아내는 기지를 발휘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철저한 방역 체계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됐다.


노력의 결과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공연계는 지난달 매출액이 크게 반등하며 회복 조짐을 보였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7월 공연계 매출은 171억여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105억 가량에 비교해 62%가량 증가한 수치다.


ⓒ뉴시스 ⓒ뉴시스

하지만 정부가 기존 국공립극장에만 적용하던 거리두기 좌석제를 민간 공연장에도 의무 적용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난 16일 보내면서 8월 공연계 매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연극 출연진 사이에서 무더기 감염이 이어지면서 관객들의 불안감이 높아져 개인 관객들의 취소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연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면서 배우들이 마스크 착용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연극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보통 대사를 맞춰보고, (뮤지컬의 경우) 격한 안무를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기 힘든 상황이다. 연습실 내에 손소독제 비치, 배우들의 평소 건강상태는 수시로 체크하지만,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앞서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 2월부터 공연계에는 이런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연습실이라는 공간 자체가 밀집도가 높아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배우와 스태프의 경우 마스크를 쓰고 연습을 진행해도 비말이 튈 가능성도 있음에도 ‘소규모’라는 이유로 방역에 소홀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결국 우려가 현실로 벌어진 상황에서 관계자들은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각종 방법을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극계 일부 극단에서는 최소 2~3일간이라도 공연 연습을 중단하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생계형 공연을 중단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모임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논의 중인 것이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이번 확진 사례 때문에 관객들이 ‘역시 공연장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다시 생길까봐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는 ‘늦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연습실 등에서 더 이상의 감염이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공연장 방역에만 힘썼던 공연계가 연습실 방역이라는 또하나의 현실적 고민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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