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카투사 책임자, 실명 걸고 청탁 사실 공개
통역병 선발 전화, 국방장관실 보좌관이 했다
'3차 휴가' 행정명령서, 휴가 시작된 뒤에 발부
국방부, 사태 석 달전 "요양심의 받으라" 지침
나날이 확산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복무 관련 의혹을 덮기 위해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물론 국방부까지 당·정·청이 일체가 돼서 나섰지만, 11일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의혹이 쏟아져나와 주말을 기점으로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원했던 집권 세력의 기대는 무산될 전망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시 카투사 부대 최고 책임자의 양심선언이 나온데 이어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관련 전화를 건 당사자가 국방장관실 보좌관이었다는 점 △추미애 장관 아들의 '3차 휴가 행정명령서'가 휴가가 시작된 뒤 발부됐다는 점 △국방부가 추 장관 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이 터지기 3개월 전에 '병가 연장 요양심의를 똑바로 받으라'는 지침을 전군에 하달했다는 점이 새로이 폭로됐다.
추미애 장관의 아들이 카투사에서 군 복무를 하던 때, 부대 최고 책임자였던 이철원 예비역 대령은 이날 실명을 공개한 양심선언에서 추 장관 아들의 용산 부대 배치와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에 관한 청탁성 문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령은 추미애 장관의 아들이 신병교육대에 있을 때에 참모로부터 '모처에서 용산 배치 여부를 물어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또,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도 여러 차례 청탁 전화가 와서 이 대령 본인이 직접 2사단 지역대에 내려가 제비뽑기로 선발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이 대령의 '양심선언'에 등장한 청탁성 문의 전화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추미애 장관의 아들이 군 복무를 할 때 국방장관이던 송영무 국방장관실의 군사보좌관이 추 장관이 당대표로 있던 더불어민주당에서 장관실로 파견된 정책보좌관의 요청으로 추 장관 아들이 복무하던 부대 지휘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절차와 시기를 문의했다는 것이다.
이에는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의 절차와 시기를 단순 문의하기 위해 장관실 보좌관이 움직였다는 설명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3차에 걸쳐 23일간 휴가를 다녀온 추미애 장관 아들의 휴가 행정명령서 관련 의혹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추미애 장관의 아들은 추 장관이 집권여당 대표가 된 직후인 2017년 6월 5일부터 14일까지 '1차 병가', 15일부터 23일까지 '2차 병가'를 낸 뒤, 24일부터 27일까지는 개인 휴가를 냈다.
이 중 '1차 병가'와 '2차 병가'는 휴가 행정명령서 자체가 남아있지 않아 의혹인데, 그나마 '3차 휴가' 행정명령서는 이미 개인 휴가가 시작된 뒤인 25일자로 발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5일은 당시 당직병이었던 현모 씨가 미복귀 사실을 인지하고 추미애 장관 아들과 통화를 해서 복귀를 종용했으며, 직후 간부가 나타나 '내가 휴가로 처리했으니 미복귀라 하지 말고 휴가로 보고를 올리라'고 지시했던 날이라 의구심은 짙어질 조짐이다.
이렇듯 3차에 걸친 23일 간의 휴가와 관련해, 휴가 연장을 위한 요양심의는 필요 없다고 밝힌 전날의 국방부 해명과 관련해서도 상반되는 증거가 나타나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추미애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이 있기 3개월 전인 2017년 3월 국방부는 전군에 지침을 내려 "10일을 초과해 휴가를 연장하는 경우, 반드시 군병원의 요양심의를 받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국방부는 이 지침에서 "진료 목적의 청원휴가를 개인적 휴가로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까지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은 이러한 지침이 전군에 하달된지 3개월 뒤에 일어났다. 국방부의 전날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정치권으로부터 제기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