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아찔했던 손흥민 득점, 코바세비치 떠올린 라멜라


입력 2020.10.05 15:26 수정 2020.10.05 15:27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PL 4라운드 맨유 원정서 멀티골 기록하며 맹활약

라멜라,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손흥민 슈팅에 몸 던져

손흥민이 통산 맨유전 첫 골을 쏘아올리고 있다. ⓒ 뉴시스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상대로 통산 첫 골을 기록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다소 찜찜함도 남았다.


손흥민은 5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맨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2골-1도움 맹활약을 펼치며 토트넘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맨유를 상대로 10경기에 나와 득점이 없었던 손흥민은 마침내 침묵에서 벗어나며 포효했다.


손흥민은 1-1로 팽팽히 맞서던 전반 7분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프리킥을 얻어낸 케인이 다소 어수선한 틈을 타 전방에 있는 손흥민에게 빠른 패스를 전달했다. 공을 받은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맨유 수비진을 따돌리고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득점 과정서 팀 동료 에릭 라멜라의 동작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손흥민이 각도를 좁히고 나온 맨유 데 헤아 골키퍼 뒤로 넘어가는 절묘한 슈팅을 기록했고, 공은 데굴데굴 굴러 골문 안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맞은편에 있었던 라멜라가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공을 향해 다리를 뻗었다. 그냥 놔뒀어도 득점으로 연결되는 상황인데 라멜라는 공을 터치하기 위해 몸까지 날렸다. 만에 하나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공이 라멜라의 발에 터치라도 됐다면 손흥민의 득점이 어시스트로 둔갑하는 상황이었다.


순간적인 판단에 따라 공이 골문 밖으로 벗어나는 것처럼 보여 몸을 날렸어도 득점이 확실한 상황이면 뻗었던 발을 접는 것이 팀 동료를 향한 예의인데 라멜라의 행동은 누가 봐도 본인이 득점하겠다는 의지가 강해보였다.


에릭 라멜라. ⓒ 뉴시스

공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속도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손흥민이 아닌 라멜라의 득점으로 기록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라멜라의 골로 인정됐다면 손흥민의 통산 맨유전 첫 득점도 무산될 뻔했다.


유럽 무대를 누비는 한국 선수가 억울하게 득점을 도둑맞은 상황은 과거 실제로 존재해 논란을 낳은 바 있다.


2002년 월드컵에서 눈에 띄는 활약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와 계약을 맺은 이천수는 2003-04시즌 개막전에서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재치 있는 로빙슛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을 팀 동료 코바세비치가 몸을 던져 발을 갖다 대 이천수의 득점이 아닌 어시스트로 기록됐다.


데뷔전서 천금의 득점 기회를 빼앗긴 이천수는 그 뒤 2년 가까이 무득점이라는 긴 슬럼프에 빠졌고, 결국 스페인 도전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현재 손흥민과 과거 이천수의 입지와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팀 동료의 이기적인 골 욕심은 국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