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 주춤세 이어져…'인물난' 주요 원인으로 지적
김종인, 원희룡·유승민·오세훈 거론하며 "대권군 만들어질 것"
"한국 정치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대선 주자 보유 여부에 따라 결정"
흥행 위한 경선 룰 고안 시급…김무성 "인물은 만들어지는 것"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의 구심점이 되줄 차기 주자의 부재, 즉 '인물난'을 겪고 있는 점이 지지율 정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슬슬 인물 발굴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김종인 위원장은 8일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전·현직 의원들의 모임인 '마포포럼' 강연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대권주자는 앞으로 대권에 관심이 계신 분들이 차례차례 나타날 것이다"며 "(마포포럼 모임에도) 원희룡 제주지사라든지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대권에 대한 포부를 말할 것이다. 대권군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간 차기 대선의 야권 잠룡으로 자천타천 거론됐던 인사들 중 특정 실명을 거론하는 데 인색했던 김 위원장의 행보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원인으로 지적된 '인물난'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지난 5~7일 전국 18세 이상 국민 2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정당지지율 잠정 집계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 ±2.2%p),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5%p 떨어진 28.7%였던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2%p 상승한 35.7%로 조사됐다. 기타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 안팎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사살에 대한 정부여당의 안일한 대응 등을 두고 집중공세를 펼쳤음에도 되레 지지율이 벌어지는 결과가 나타난 탓이다.
문제는 지난 8월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비난 여론이 절정에 달했던 당시 36%까지 상승해 민주당에 역전까지 이뤄냈던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율 정체의 원인으로는 역시 국민들에 확실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거물급 차기 주자에 대한 부재, 즉 '인물난'을 꼽는 지적이 많았다. 그간 정부여당의 실정 및 당의 근본적 체질개선 노력에 대한 호평이 맞물리며 어느 정도의 지지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해당 요인으로만은 상승 동력 생성 면에서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상대방이 못해 우리가 반짝 상승했다고 해서 그 수치가 우리 당의 지지율을 온전히 대변해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해석해보면, 우리가 또 다른 상승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언제든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제인 한국의 정치에서 정당 지지율은 얼마나 당선 기대감을 줄 수 있는 대선 주자 보유 여부에 따라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에서 상대적으로 밀리는 국민의힘이 그만큼 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확보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내년부터 바로 대선 정국으로 이어지는 만큼, 조기에 대선주자 경쟁 구도를 흥행 코드로 가져가야만 35%의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국민의 이목을 한 데 집중시킬 수 있는 경선 방식을 고안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평가다. 김무성 전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인물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스타를 탄생시키느냐 하는 룰을 만드는 게 중요한 관건"이라며 "당장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다음 대선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빨리 사무총장에 경선 룰을 만들라 했고, 반문연대에 참여한 누구든지 여기 참여해 후보가 선출된다고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 내부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는 최고의 방식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 선거기획단이 공식 출범하면 더욱 박차를 가해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