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달 1.3조 순매수하며 증시 복귀 시동
원화강세 지속…조선주, 철강, 소프트웨어 수혜
1년 반 만에 달러당 원화값이 1140원대로 내려오면서 외국인들의 귀환이 다시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원 달러 환율은 최근 빠른 속도로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달 말 1173.6원에서 15일여만에 1146.90원까지 내려왔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조원 넘는 순매수 행진을 보이고 있는데 원화 강세로 인한 환차익 등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조성되면서 귀환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원화 강세 여파로 외국인 수급개선 가능성이 높은 업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조3209억원을 사들이며 증시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같은 기간 폭풍 매수세를 보였던 개인이 1조1212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주는 원화 강세 흐름에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원화 강세 흐름에서 주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외국인 매수 강도가 큰 업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화강세 지속 가능성...위안화 가치 및 미 대선이 변수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 원 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0.20포인트(0.02%) 하락한 1146.90에 거래를 마쳤다. 향후 113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국인 수급환경을 결정해주는 원화강세 지속 여부는 달러화 방향성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나타나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등했지만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각국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했다. 향후 달러화의 향방은 위안화 가치와 미국대통령 선거 내용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면서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완만한 달러화 약세를 점치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주식시장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외환시장에서도 미국이 대규모 달러 공급을 확대하면서 5월을 기점으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했다"며 "내년 원달러환율 컨센서스는 1150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에는 중국경제 경기회복 등을 반영해 위안화 강세 기조가 나타나고 있고, 미국 대통령 선거는 달러화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달러 약세 흐름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원화 강세를 더욱 강화하는 요인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원화강세시 외국인 수급 개선 가능성 높은 업종 관심 UP
증권가에서는 원화 강세로 주목해야할 업종으로 조선, 철강, 증권, 소프트웨어, 통신서비스 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은 원화강세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지목된다.
통상 조선업은 원화 선가를 기준으로 외화선가를 두고 선박 수주협상을 하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외화 선가가 높아지므로 선주들의 발주 움직임도 늘어난다. 선주들은 추가적인 외화선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발주를 서두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조선소들의 수주량이 집중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원화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한국 조선소들의 선박 수주량은 둔화될 수 밖에 없다. 조선주가 원화강세로 인한 수혜주로 지목되는 이유다.
또한 원화강세에 따른 외국인 수급 개선 가능성이 있는 업종들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증시에 복귀할 때 수급 공백으로 이익 전망이 가시화된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자동차, 철강 등 외국인의 수급이 비어있고, 이익 상향 가능성이 큰 업종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