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야당 간사, 몸싸움 직전까지 '일촉즉발'
국감장에서 휴대폰으로 온라인 게임만 벌써 두번째
삼권분립 모르는 의원도… 법원을 '행정부'로 지칭
오보 논란 제기된 기사로 질의…"영혼까지 털렸다"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174석을 확보한 집권여당이 의도적으로 맹탕 국감을 유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상임위원장과 간사가 서로를 향해 막말을 가하거나 국감장에서 딴짓하는 의원들의 모습은 국민을 허탈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지난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원욱 위원장이 반말로 호통을 치자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욕설로 대응하는 볼썽사나운 일이 연출됐다.
박 의원은 이 위원장이 자신의 발언을 중간에 끊었다고 항의하면서 말싸움이 시작됐다. 박 의원이 "당신이 중간에"라며 언성을 높이자 이 위원장은 "당신? 어디다 대고 당신이야? 여기 위원장이야!"라고 소리쳤고, 박 의원은 "건방지게 반말을 해"라고 발끈했다.
이 위원장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박 의원 자리 앞으로 다가가자 박 의원은 "한 대 쳐 볼까"라며 팔을 올렸고 이 위원장은 "야 박성중!"이라고 소리를 쳤다. 박 의원은 "건방지게 나이도 어린 XX가"라고 맞받았다.
여야 의원들의 만류로 몸싸움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이 위원장은 분이 안 풀린 듯 정회를 선포하며 의사봉을 세 번 세게 두드리고는 급기야 내동댕이쳤다. 이 모습은 국회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국민들에게 그대로 방송됐다.
국감장에서 딴짓하다가 언론사 카메라에 딱 걸린 의원도 있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른 의원의 질의가 진행되던 중 자신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했다. 강 의원은 2017년 10월 25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중에도 자신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하다가 언론사 카메라에 잡힌 적이 있었던 터라 더욱 빈축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말할 여지 없이 제가 잘못한 일"이라며 "죄송하다.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향후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언론에서, 야당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따끔한 말씀 주시고 계신다. 한 말씀도 빼놓지 않고 새겨듣겠다"고 덧붙였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법원을 행정부로 지칭했다가 법무부 장관과 법제사법위원장이 "사법부"라고 정정하는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김 의원은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이 행정부와 준사법기구 중 어디에 해당하느냐"고 질의하면서 "법원이 행정부이듯 검찰도 행정부이지 않으냐"고 물었다.
이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김진애 의원님, 법원은 사법부입니다"라고 지적했고, 추 장관도 "법원은 사법부고요"라면서 "법원은 삼권분립 아래 독립된 사법부이고 사법부 소속'이라고 했다. 김 의원의 '행정부' 발언에 일각에서는 "삼권분립을 몰랐던 것"이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오보 논란이 제기된 기사를 인용,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사 술접대 의혹'이 검찰에 의해 은폐됐을 가능성을 질의했다. 김 의원은 "4월쯤 그 업소를 조사했던 남부지검이 해당 비위 사실에 대해 조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물었고 윤 총장은 "저는 보고를 못 받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지금 김봉현과 검사들이 룸살롱 가서 술 먹었다고 하면서 비위 첩보를 접수했고, (보도에 따르면) 4월에 수사팀에서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윤 총장은 "김봉현이 남부지검에 간 게 5월 말인데요"라고 반박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살다 살다 이렇게 국회의원들 털리는 거 처음 본다"고 말했고,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국감 내내 말도 안 되는 질의로 윤 총장에게 영혼까지 털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