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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삼성전자, 5G 장비 수주 수혜...‘反화웨이’ 유지”


입력 2020.11.10 06:00 수정 2020.11.09 11:49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스마트폰’ 애플 중국 고가, 삼성 해외 중저가 수혜

화웨이 제재, 트럼프와 동일...방식은 다를 수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TV 캡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기를 잡으면서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규제 정책을 이어가는 방향에 따라 한국의 스마트폰, 5G 장비 투자 등 핵심 사업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자국 업체 이익 고려한 ‘대중 강경 기조’

결론부터 말하면 전문가들은 바이든 시대가 열려도 반(反) 화웨이 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단 화웨이를 규제하는 방식은 트럼프 행정부와 온도차가 있을 듯 하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왔던 강압적 방식보다 다자통상체제 등 동맹국과 협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중국에 대해 무역 국제규범을 준수하면서도 첨단 기술 등 특정 분야에 한정해 규제하는 전략도 언급되고 있다.


타이머 베이그 DBC 그룹 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경제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ICT 패권 다툼은 사라질 수 있는 이슈가 아니다”며 “변동성이 줄어들고 다른 원칙이 있을 수 있어도 긴장감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한국으로선 미국과 중국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을 상황에 처할 확률도 높다. 동맹 역할을 기대하는 미국과 주요 무역상대국으로서 중국 중 양자택일하는 상황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현 정부의 현명한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 올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당선자 주요 지지층이 실리콘밸리 기업인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기술 정책 문제에 있어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미국 주요 빅테크들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애플의 경우 중국의 최대 경쟁자인 동시에 주요 시장이다. 애플은 이번 분기 중국 시장의 판매율 영향으로 부진한 아이폰 판매 성적을 내놓았으며, 퀄컴 역시 화웨이 규제로 매출에 타격을 받자 거래를 위해 정부에 규제 완화 설득을 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화웨이에게 반도체를 대량 공급해왔다. 이통3사 역시 화웨이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LG유플러스는 5G의 커버리지 30%를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고, SK텔레콤과 KT도 3G, 4G 등 글로벌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제품을 사용해왔다.


지난 9월 4일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 삼성 갤럭시 Z 폴드2가 전시되어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 5G 등에 3000억 달러 투자...스마트폰 • 5G 장비 반사효과

5세대 이동통신(5G)투자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공약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투자 규모의 2배에 달하는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중 인공지능(AI), 양자·고성능 컴퓨팅, 5G·6G, 신소재, 청정에너지, 반도체 등에 3000억 달러(한화 약 335조원)규모의 신규 R&D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도 한국처럼 낙후된 지역까지 커버하는 수준의 5G망을 구축해 신규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통신장비 1위인 화웨이 공백을 삼성전자가 메꿀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 8조원 규모의 5G 장비 수주 계약에 성공한 바 있다. 화웨이 규제가 이어지가는 가운데 활발한 5G 신규 투자로 앞으로의 5G장비 공급에 청신호가 켜졌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수혜가 예상된다. 화웨이는 지난 2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꺾고 글로벌 스마트폰 1위에 오른바 있다.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미국의 제재로 올해 1억9500만대 수준에서 내년 5000만대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화웨이 공백에 따른 반사이익은 여러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 중저가폰 시장에서 기대해 볼 만하다. 화웨이는 해외에서 250달러 미만의 저가 시장에서 주력하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A시리즈, LG전자는 K시리즈 등으로 중저가 라인에서 선전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중국내 고가 시장의 52%를 차지하는 700달러 이상 시장에서 독보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이 법인 및 개인에 대한 증세 정책을 예고한 것은 악재다. 그는 법인세율을 21%에서 28%,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37%에서 39.6%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국내 제조사의 수출 경쟁력 저하가 예상된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에도 화웨이 규제 기조는 여전하겠지만, 5G 인프라 투자 등으로 삼성전자 등 일부 국내 기업 수혜가 예상된다”며 “당선인이 사실상 정해지며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우상향 전망에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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