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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자금에…저축은행 '2% 파킹통장' 자취 감췄다


입력 2020.11.10 06:00 수정 2020.11.09 15:48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SBI·OK 등 일선 저축은행, 자체 파킹통장 금리 속속 인하

저금리 기조 속 역마진·자금쏠림 여파…"유동성 관리 차원"

저축은행들이 대기자금을 잡기 위한 파킹통장 금리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픽사베이

예금을 하루 만에 해지하더라도 만기에 준하는 약정이자를 지급해 목돈을 잠시 보관하는 고객에게 인기를 끌던 저축은행 파킹통장의 혜택이 잇따라 축소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이달들어 모바일뱅크 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해 온 '입출금통장' 금리를 연 1.5%에서 1.3%로 추가 인하했다. 지난 7월 금리를 연 1.7%에서 1.5%로 낮춘 데 이어 약 3개월 만에 추가 조정에 나선 것이다.


여타 저축은행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OK저축은행의 ‘중도해지OK정기예금369’은 이달부터 적용금리가 1.8%(세전)에서 0.1%p 낮춘 1.7%로 하향조정됐다. 해당 상품의 만기시점은 3년이지만 가입 다음날 해지해도 중도해지 불이익 없이 약정이율을 모두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이어서 파킹통장으로 인기가 높았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대표 파킹통장 '뱅뱅뱅 보통예금'도 지난 4일부터 금리를 연 1.7%에서 1.6%로 0.1%p 내렸고, 웰컴저축은행의 인기 파킹통장인 ‘WELCOME 비대면 보통예금’ 금리도 1.6%에서 1.5%로 조정됐다.


파킹통장이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듯 언제든지 돈을 넣고 인출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예치기간이 짧더라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특히 0.1~0.2%대 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이 높다는 점 또한 인기에 한 몫을 해왔다.


그동안 저축은행들은 그동안 빅히트와 같은 공모주 청약 환불금을 잡기 위해 일시적으로 파킹통장 홍보에 적극 나서왔다. 그러나 이후 수신 잔고가 넘치자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금리 조정에 나선 것이다.


해당 업계는 저금리 기조 속 이처럼 높은 금리의 파킹통장을 장기간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대비 자금조달 루트가 단순화돼 있어 대출보다 예금이 많아지면 이자로 지급되는 비용이 커져 역마진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저축은행에 몰린 예·적금 잔액이 71조원을 돌파한 점도 굳이 파킹통장 마케팅을 장기간 이어갈 유인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71조7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전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계속된 주식시장 열기에 저축은행에서조차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각종 특판과 파킹상품 홍보를 통해 적극 방어에 나서왔다"면서 "그러나 이후 자금 유치가 적극 이뤄지면서 은행들이 '파킹통장'의 홍보를 가능한 한 자제하고 노출을 줄이는 기조로 가고 있는 추세"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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