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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 증시에 올라탄 상장사들…자사주 매입 역대 최대


입력 2020.11.12 05:00 수정 2020.11.11 16:05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올해 자사주 매입 신고 건수 512건…지난해 전체 295건 대비 73.5% 급등

변동장 활용 주가부양 목적 매입…LG상사·미래에셋 주가 104%, 166% ↑

올해 나타난 증시급등장세 여파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기업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픽사베이

올해 국내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내면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건수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와 경기가 동반 악화하자 폭락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단기적인 매입이 많았지만, 하반기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취득이 대부분이었다. 증권가에서도 이 같은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해당 종목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T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2.16%) 상승한 2만3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현대모비스는 전장보다 2000원(0.83%) 오른 24만3000원에, 미래에셋대우는 520원(5.74%) 뛴 9580원에 장을 마쳤다. 해당 종목들은 현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가부양을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기업들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 1일~11월 10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신고한 건수는 5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건수인 295건 대비 73.5%(217건) 급증한 규모다. 지난 2012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이기도 하다.


자사주 매입은 한 기업이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자사주식을 매입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의 물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 때 회사의 주당순이익(EPS)과 주당 미래현금흐름 등을 향상시켜 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들이 올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이유도 주로 '주가부양' 때문이다. 연초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올 2월 29일 코스피는 1954.77포인트로 20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폭락장이 시작됐고, 5월 25일(1994.60포인트)까지 2000선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약세장이 지속됐다. 이 기간 동안 368개 기업이 떨어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3~6개월간의 단기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자사주 매입으로 인한 주가 상승효과도 증명됐다. 3월 20일부터 6월 19일까지 254만6871주(973억2335만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한 DB손해보험 주가도 2만3800원에서 4만4200원으로 85.7%(2만400원) 급등했다. 신한지주도 3월 27일부터 6월 26일까지 자사주를 503만5658주(1500억원) 규모로 매입해 2만8400원이던 주가를 2만9700원으로 4.5% 부양하는데 성공했다.


ⓒ데일리안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 확산으로 주가가 급등락하자 자사주 취득 기업이 크게 증가했다"며 "자사주 취득은 주가부양 효과가 있지만 특성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의 의미와 효과는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자사주 취득 과정과 취득 후 처리 방법, 체결 현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2400선을 넘어 연내 최고점(2485.87)을 경신하는 등 코스피가 급등장세를 나타내자 이 흐름에 편승해 저평가된 주가를 부양시키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KT는 1만7800원(3월 19일)이던 주가를 2만5500원(6월 3일)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다. 올 3분기에도 별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영업이익을 시현하는 등 실적 호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6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고, 이후 3거래일 연속 주가상승을 경험했다.


현대모비스도 3월 19일 12만9000원까지 폭락했던 주가를 부양하고 주주 가치 제고하기 위해 일환으로 48만7000주(1136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주가를 23만6000원(9월 29일)까지 82.9%(10만7000원) 상승시키는데 성공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세 차례나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3600원(3월 19일)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9580원까지 166.1%(5980원)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이외에 한국가스공사(181만290주·500억원·50.2%↑), LG상사(236만7659주·337억원·104.7%↑) 등도 올해 대량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종목이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자사주 취득은 해당 기업의 여유 자금 보유 확인과 주주 환원 의지로 해석되는 만큼 변동장에서는 경영진의 주가 안정화 의지와 기업 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되기도 한다"며 "실제 주가와 경영안정 효과를 경험한 종목이 대다수인 만큼 자사주 매입으로 인한 호재가 터지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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