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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이슈분석] 사랑의 콜센터 개편, 더 강해졌다


입력 2020.11.23 08:20 수정 2020.11.23 07:16        데스크 (desk@dailian.co.kr)

ⓒTV조선 화면캡처

최근 TV조선 ‘사랑의 콜센터’가 개편을 단행했다. 원래는 불시에 시청자에게 전화해 신청곡을 받는다는 설정이었는데 지금은 편지로 사연을 미리 받는 ‘사서함 20호’라는 설정으로 바뀌었다.


라디오에선 청취자들에게 미리 받은 사연 중에서 일부를 골라 소개하는 설정이 흔하다. 이번 ‘사랑의 콜센터’ 개편은 그런 설정을 티비에 도입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전화연결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선정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화를 걸어 신청곡을 받는다.


그러니까, 기존 전화연결 설정에 편지사연이 추가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러면 재미의 밀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기존 전화연결은 재미의 수준이 복불복이었다. 우연히 전화 연결된 시청자가 말을 재미있고 조리있게 잘 하면 재미가 있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흥미도가 떨어진다.


보통 창졸간에 유명 연예인한테 전화가 오고 방송녹화를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긴장해서 말을 제대로 못할 것이다. 대중에게 흥미를 끌만한 사연이 흔한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시청자는 그런 사연이 없는 상태에서 전화를 받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에서 몇 마디 통화를 하고 전화를 끊게 될 것이다. 이 경우 갑자기 스타의 전화를 받는 순간에 나타나는 격한 반응 정도가 재미를 유발할 뿐 콘텐츠 자체는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편지로 사연을 미리 받으면 제작진이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즉 시청자가 관심 가질 만한 사연을 엄선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선정된 사연을 가지고 녹화장에서 전화연결하면, 그 사연 내용 중심으로 통화하면 되기 때문에 갑자기 할 말을 찾느라 우왕좌왕하지 않아도 된다. 이래서 재미의 밀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개편 후 진행된 첫 방송엔 약 3000개 정도의 사연이 몰렸다. 그중에서 선정된 사연들은 3살 때부터 병원에 있다는 7살 아이의 이야기 등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었다. 그런 사연이 제시된 상태에서 노래를 하니까 사연의 정서가 이어져 노래의 감동도 더욱 배가됐다.


단순히 사연만 받은 것이 아니라 이번엔 미술작품도 함께 받아 팬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볼거리 역할도 했다. 앞으로도 또 다른 이벤트들이 이어질 것이다. 기존 ‘사랑의 콜센터’가 불시 전화연결 중심의 단조로운 내용이었다면 이번 개편으로 설정이 더 풍부해진 셈이다.


개편 후 첫 방송엔 외부 게스트들도 초대해 게임을 진행했다. 이 게임이 과거 ‘가족오락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큰 재미를 만들어냈다. 단순히 개편 첫 방송 특집이었는지, 아니면 상시적으로 유지될 코너인지가 불분명한 상황인데 이번 방송 때 반응이 좋았다고 제작진이 판단한다면 이 코너를 존치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청률 반응은 비교적 괜찮게 나왔다. 약 15% 정도의 수준인데, 20%를 넘나들던 초기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 수치지만 그 초기 수치가 이례적인 것이었고 일반적으로 10% 이상이면 대성공이라고 봐야 한다. 어차피 이례적인 수치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10% 내외만 지켜도 요즘 보기 드문 고공행진이다.


이번 개편 첫 방송이 목요 예능 1위를 차지했는데, 2위는 SBS '맛남의 광장‘의 5.2%, 3위는 채널A '도시어부‘의 4.5%, 4위는 MBC에브리원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3.0%, 5위는 KBS2 '펫 비타민’의 2.5%였다. 이 정도면 ‘사랑의 콜센터’가 무인지경으로 독주하는 형국이다.


지난 달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1위도 선호도 10.3%의 ‘사랑의 콜센터’였다. 2013년에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래 선호도 10%를 돌파한 비드라마 프로그램은 모두 5편에 불과하다. 이중에서 현재 방영중인 프로그램은 ‘사랑의 콜센터’가 유일하다. 가히 역대급 인기다. 이번 개편으로 내용이 더욱 풍부해졌기 때문에, 비록 초창기의 엄청난 시청률보다는 떨어진다 하더라도, 당분간 큰 인기를 이어가며 국민을 위로할 것으로 보인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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