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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배제' 윤석열의 부상을 보는 국민의힘, 그 복잡한 속내


입력 2020.11.29 03:00 수정 2020.11.29 03:32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文정권에 내쫓긴 윤석열, 정치권에 들어온다면

野 규합할 수도 있지만, 기존 잠룡 입지 '흔들'

朴 탄핵 관련 악연으로 분열 씨앗될 수도

'정치인 윤석열, 오히려 與에 꽃놀이패' 의견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2020년도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에 도착해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직무배제 조치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존재감이 계속해서 커지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윤 총장의 정치적 부상이 범야권 세력 결집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윤 총장의 존재로 인해 국민의힘 내에 전재하는 잠룡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제로섬 게임'이 일어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같은 아이러니가 윤 총장이 정치권에 발을 들이는 데 하나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총장을 '여권 인사'라고 규정하며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데는 이러한 고민도 담겼다는 해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윤 총장을 "여권에 속한 사람"이라고 규정하며 '추윤갈등'에 대해 "여권 내에서 자기들끼리 내부의 갈등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여권 잠룡들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윤 총장의 합류 여부에 따라 술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빼달라'는 본인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7~9일 실시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윤 총장의 지지율이 24.7%로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더 큰 문제는 윤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얽힌 일 때문에, 그가 검찰을 떠나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입문할 경우 야권 분열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으로 당시 수사팀장이던 윤 총장과 악연을 맺은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윤 총장을 영입하면 보수 분열이 온다"고 전망한 이유다.


김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보수 진영이 윤 총장을 영입하는 것은 민주당이 우병우 전 수석을 대선주자로 내세우겠다는 것과 같다"며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때릴수록 커지는 윤석열의 존재'가 여권에도 악재가 아닌 꽃놀이패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윤 총장의 부상으로 추미애 장관을 비롯한 정권이 약간 타격을 받더라도 콘크리트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의 지지율은 흔들림이 없는 반면, 국민의힘에는 결국 악재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바로 이런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5일 '추윤 갈등'이 극에 달하는 상황을 두고 '여권의 수'라고 해석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권을 향해 "참 영악한 집단들"이라며 "윤석열 검사를 앞세워 소위 국정농단 수사로 보수 우파 진영을 궤멸시켜 놓고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만들어 검찰총장을 반대 진영의 주자로 세우도록 야권 분열을 작업한 후 정권을 재창출한다? 참 대단한 반간계다"고 했다. 반간계란 적의 첩자를 거꾸로 이용하거나 이간질을 통해 서로 반목하게 만드는 계략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에 대해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윤 총장을 영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선을 그으며 "현 상황에서 윤 총장이 야당에 들어오면 본인은 물론 야권 전체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검사로서의 직을 지키며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본연에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며 "윤 총장에 대한 국민의 지지 역시 그에 관한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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