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의 일방적인 주문 취소, 동의 없는 지점 간 주문 공유 등 소비자 골탕
불만 늘지만 적절한 피해보상이나 구제 대책 전무
배달 음식 주문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소비자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특정 시간에 주문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배달 시간이 길어지거나 라이더 수급에 문제가 생겨 아예 주문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 피해보상이나 구제 대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서울에 사는 주부 박모씨는 지난 1일 저녁 시간에 유명 치킨 브랜드에 음식을 주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주문 후 1시간이 지나도 음식이 도착하지 않아 해당 매장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배달이 밀려 10분 후 도착한다고 안내 받았다. 하지만 이후 30분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았다.
재차 매장에 문의한 결과 주문이 밀려 인근 다른 지점으로 주문을 넘겼다는 설명을 들었다. 결국 주문 2시간이 지난 후 다른 지점으로부터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박씨는 “같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라고 해도 소비자 동의 없이 지점 간 주문을 공유한 것에 대해 어떤 설명도 없었다”며 “재차 문의하지 않았다면 다른 지점에서 음식을 받았다는 사실조차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직장인 윤모씨도 최근 배달앱을 통해 주문을 했다가 주문 1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매장 측으로부터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받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씨는 “음식이 도착할 시점에 주문이 취소됐다는 메시지를 받아 저녁 시간이 두 배 이상 지연됐다”며 “주문이 많이 밀려 라이더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답을 받았는데 그러면 주문하는 시점에 미리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코로나 문제로 외식도 불안하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포장해오는 것 보다는 배달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이럴 때 마다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주문 취소의 경우 이용자 비중이 큰 편이고, 음식점에서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도 “이 경우 배달앱에서 음식점에 가하는 별도의 패널티는 없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주요 커뮤니티에는 배달 음식 관련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문이 몰리면서 단순 배달 시간이 지연됐다는 불만부터 배달앱 전산망 오류로 제대로 주문이 안 돼 불편을 겪었다는 사례도 있다.
특히 한 프랜차이즈 족발집 배달 음식에서 살아있는 쥐가 나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생 문제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같은 불만에도 소비자 보호대책이나 구제 대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난달 28일 배달앱 요기요 전산망 오류로 불편을 겪은 직장인 김모씨는 “할인 혜택이 있어 쿠폰을 사용해 음식을 주문했지만 예정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 매장에 연락을 했었다”며 “음식점에서는 주문이 들어온 사실도 모르고 있었고 요기요 고객센터는 통화도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모씨는 다음날 요기요로부터 사과문자와 함께 5000원 할인쿠폰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되고 영하권 날씨 이어지면서 배달 주문 폭증
지난달 24일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되고 최근 며칠 사이 영하권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점심, 저녁 시간을 중심으로 배달 음식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배달 대행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 간 주문 건수는 전주(11.17~23)와 비교해 두 자릿수의 신장률을 보였다.
배달 주문이 몰리면서 식당 등 음식점의 배달앱 입점 문의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분위기다.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발표한 지난달 22일 이후 23일부터29일까지 배민라이더스 입점 문의 건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였던 한 달 전(10.26~11.1)과 비교해 약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이츠의 경우엔 지난달 24일 이후 점심시간 배달 주문이 폭증하자 주문거리를 이용자 위치 기준 1㎞까지 대폭 줄이는 주문거리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