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8년간 평균 구매가 32만→67만원으로 상승
최신폰보다 단말기 문제로 교체…‘가성비’ 소비 자리잡아
최근 8년간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2년에서 2년 4개월로 약 4개월 길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신폰이 나왔다고 해서 바꾸기 보다는 성능저하와 고장으로 인한 교체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05년부터 이동통신 사용 행태 전반에 대해 연 2회(회당 표본 규모 약 4만명)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스마트폰 교체 이유로는 ‘성능저하와 고장’이 42%로 가장 많았다. ‘최신폰을 쓰고 싶어서’는 28%로 나타났다. 성급한 교체보다는 가격과 성능을 고려하는 합리적인 소비행태가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TE 붐으로 사용기간이 가장 짧았던 2012년 하반기(23.9개월) 이전 사용기간은 24개월 초반대로 비교적 일정했다. 2014년 25개월, 2016년 26개월, 2018년 27개월을 넘어서며 지속적으로 연장돼 올해에는 28개월 턱밑에 도달했다. 약 2년마다 1개월씩 늘어난 셈이다.
연령대별로 비교하면 그동안 사용기간이 가장 짧았던 20·30대가 가장 크게 늘었다. 20대는 2012년 하반기 20.3개월에서 올해 하반기 25.9개월로 5.6개월 늘었으며, 30대는 같은 기간 22.7개월에서 27.4개월로 4.7개월 증가했다.
40대와 50대 이상은 올해 28.7개월과 29.8개월로 각각 3.6개월, 1.7개월 늘어 연령이 높을수록 사용기간이 긴 경향이 유지되고 있다. 20대와 50대의 사용 기간 격차는 2012년 하반기 7.8개월에서 올해 상반기 3.9개월로 크게 줄어들었다. 휴대폰 사용기간이 연령대에 관계없이 늘고 있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휴대폰 사용기간이 늘어나는 이유는 구입가격 상승과 함께 단말기 내구성과 성능 향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컨슈머인사이트는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 조사에서 휴대폰을 교체한 계기를 보면 ▲노후화·성능저하·고장이 잦아서가 43%로 가장 많았고 ▲단말에 문제는 없지만 최신폰을 쓰고 싶어서가 25% ▲분실·파손돼서가 14%로 뒤를 이었다. 단말기 문제로 교체한 응답자가 57%에 달해 최신폰을 쓰기 위해 교체했다는 응답자 비율의 2배를 넘었다
최신폰에 대한 욕구는 20·30대가 강했다. 20대의 29%, 30대의 30%가 최신폰을 쓰기 위해 교체했다고 답해 성능저하·고장 때문에 교체한 비율(20대 41%·30대 38%)에 비해 각각 12%포인트, 8%포인트 차이로 비교적 격차가 작았다. 20%포인트 이상 큰 차이를 보인 40·50대 이상보다 최신폰 선호도가 훨씬 높았다.
올해 하반기 보조금 등 할인을 제외한 소비자들의 휴대폰 평균 구입가격은 67만원으로 롱텀에볼루션(LTE) 휴대폰이 본격 보급된 2012년 상반기 32만원에서 배 이상 상승했다.
2012년은 LTE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일반 피처폰에서 교체 붐이 불어 구입가격이 크게 상승한 해로 그 이전 평균 구입가는 10만원대 초중반이었다.
이후 단통법이 시행된 2014년과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해에도 휴대폰 구입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보조금 혜택이 줄어들고 단말기 고급화 추세로 출고가격 자체가 오른 영향이다. 다만 2016년에는 평균 스마트폰 출고가가 인하되면서 일시적으로 30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요즘은 단말기 가격이 비싸진 반면 지원금은 많지 않고 성능이 상향평준화하면서 혁신적인 변화를 찾기 어렵다”며 “성능 차이는 별로 없는데 가격만 지속적으로 높아지니 신제품 구매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직 지지부진한 5G 서비스가 본궤도에 접어들고 폴더블폰이 좀 더 일반화된다면 일부 교체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러나 성능이나 디자인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혁신적 폼팩터(기기 형태)가 나오지 않는 한 스마트폰 교체주기 증가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