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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위드 코로나 시대의 방송가, ‘자가격리’도 예능으로 흡수


입력 2020.12.16 02:00 수정 2020.12.15 19:0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채널A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의 공존이 불가피한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맞아 방송가에도 여러 변화들이 생겨났다. 제작발표회 등의 행사와 인터뷰는 비대면(온라인 혹은 서면)으로 진행되고, 예능프로그램은 대중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포맷으로 변경됐다. 또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해외 여행 관련 프로그램은 국내로 시선을 돌리고, 그 안에서도 철저히 고립된 공간에서의 출연진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또 다른 이색적인 변화도 포착됐다. 바로 ‘자가격리’ 중인 연예인을 예능 프로그램 속으로 흡수시키는 형식이다. 이는 최근 방송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그로 인한 자가격리 인원이 증가함에 따른 방책이었다.


방송가의 특성상 주요 출연진은 물론 보조 출연자나 외부 스태프가 여러 방송에 동시에 참여하고, 헤어·메이크업·스타일리스트도 다수의 아티스트를 동시에 케어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즉,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주변으로 연쇄 감염의 가능성이 매 높은 환경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트로트 가수 이찬원이 지난 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뽕숭아학당’ 녹화에 함께 했던 임영웅, 영탁, 장민호, MC 붐과 제작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당시 방송에는 ‘아내의 맛’ 고정 출연자인 이휘재와 박명수, 홍현희 등도 녹화에 참여해 이들 역시 검사와 함께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또 스타일리스트가 겹치는 서장훈, 이적 등도 당일 출연 예정이던 프로그램의 녹화에 참여하지 못했다.


방송가는 출연진의 자가격리 2주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긴급회의에 돌입했고, 그 결과 예상치 못한 재미를 이끌어 낼 방법을 찾아냈다. MBC ‘놀라운 토요일’과 채널A ‘개뼈다귀’는 각각 자가격리 중이었던 붐과 박명수가 MC로 활약하던 프로그램으로 각각 이원생중계, 브이로그 형식으로 방송을 꾸몄다.


먼저 채널A는 박명수의 2주 가가격리 일상을 브이로그 형태로 담아낸다. 박명수는 홀로 방안에서 홈 트레이닝을 하고,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등의 일상을 보여준다. 또 문을 통해 식사를 받아먹기도 한다. 처음엔 홀로 있는 시간을 즐기는 듯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은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한다.


‘놀라운 토요일’은 프로그램 속의 게임의 진행자 역할을 맡은 붐의 공백을 이색적인 방법으로 채웠다. 붐은 실시간 영상 통화로 자가격리 중인 모습을 공개하면서 멤버들의 이름을 적은 스케치북을 들고 자신을 대체할 MC를 직접 뽑으면서 웃음을 준다. 그 결과 이달 19일 방송은 문세윤이 대신 MC를 맡게 된다. 또 DJ로 활약하고 있는 ‘붐붐파워’를 스튜디오가 아닌, 자신의 집에서 ‘집방’ 형태로 꾸며 청취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논의하고 있다. 만약 3단계로 격상된다면 10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기 때문에 사실상 예능프로그램 촬영이 불가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가격리 중인 출연진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은 신박한 발상이라는 평이 잇따르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물론 그런 상황이 되지 않길 바라지만, 만약 코로나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촬영이 불가한 상황이 온다면 지금 자가격리를 통해 만들어진 이색적인 형태의 방법들을 조금 더 발전시키는 방향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분명 한계도 존재한다. 브이로그 형태의 방송을 촬영해 이를 편집하는 것은 단발성의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들이 있는데 만남 없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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