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적극 행보..허경민 이어 정수빈 장기계약도 눈앞
최주환-오재일 보상금도 큰 덩어리...김재호-유희관 등 잡을 듯
두산 베어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예상 밖으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모기업 두산 그룹의 자금 사정에 대한 우려가 커 소극적인 행보를 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10일 허경민과 4년 보장금액 65억원(계약금 25억원+연봉 40억원)으로 계약했다. 4년 뒤 허경민이 원하면 3년 20억원에 규모로 연장할 수 있는 대형 장기 계약이다.
허경민을 탐내는 구단이 늘면서 몸값이 올랐지만 두산은 포기하지 않고 파격적인 제안으로 붙잡았다. 허경민 절친이자 두산 베어스가 자랑하는 ‘90트리오’ 중 하나인 FA 정수빈과의 장기계약도 눈앞에 두고 있다.
비록 2루수 최주환(SK 와이번스 4년 42억원)과 1루수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4년 50억원)은 잡지 못했지만 두둑한 보상금은 챙긴다. 모두 FA A등급 선수들이다. 타 구단이 FA A등급을 영입하면 원 소속 구단에 전년도 연봉의 200%와 선수 1명(보호선수 20명 외) 혹은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예컨대 A등급 허경민을 데려간다면, 두산에 허경민 올해 연봉(4억8000만원)의 2배인 9억6000만원과 보상선수를 주거나 14억4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B등급 김재호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보상선수와 연봉 6억5000만원, 또는 연봉 13억원을 보상해야한다.
왕조의 유산을 등에 업은 두산은 이런 규정에 따라 최주환 연봉 2억7000만원의 200%인 5억4000만원, 오재일 연봉 4억7000만원의 200%인 9억4000만 원 등 14억8000만원은 보상금으로 우선 확보했다.
물론 지난 스토브리그에서의 두산 행보를 떠올릴 때, 더 이상의 보상금 보다는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최근 보상선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17년 이원석(삼성 라이온즈) 이적 때 이흥련, 2019 양의지(NC 다이노스) 이적 때 이형범을 보상선수로 받아 십분 활용했다.
팀 장타력 유지를 위해 오재일에게 쏟으려했던 거액과 우선 확보한 보상금만 합해도 꽤 큰 덩어리다.
새 얼굴들이 성장할 때까지 내야에서 구심점이 되어야 할 유격수 김재호를 잡기 위한 자금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 베어스는 내가 죽을 때까지 따라붙을 단어 아닐까. 내게 정말 의미 깊은 팀"이라며 남다른 애착을 드러낸 ‘좌완 선발’ 유희관을 잡는 것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예상했던 전력 누수는 피하지 못했지만, 의외의 큰 손으로 등극해 선방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