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충청대망론' 꿈틀대자…與, 즉각 차단
박수현·양승조 등 충청 정치인 '尹 맹비난'
"충청서 성장 안했으면서 어처구니 없어"
충청 표심, 反민주당 되기 전 사전 차단 포석
야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충청대망론'이 달아오르자,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정치인들은 즉각 '윤석열 충청대망론' 차단에 나섰다. 윤 총장은 서울 서대문구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남 공주 출신이다.
야권 대선 후보 가운데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총장이 실제로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충청대망론이 불붙게 되면 충청 표심이 야당인 국민의힘에 쏠리게 되는 만큼 이를 미리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충청 표심이 완전히 '반(反) 민주당'으로 돌아서기 전에 막겠다는 것이다.
또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힘과 '스윙 보터' 충청 표심이 뭉치게 되면, 향후 각종 선거에서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행사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 입장에선 가장 불편한 시나리오다. 만약 윤 총장이 대선에 뛰어들 경우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든, 제3지대에 머무르며 반문연대 구심점 역할을 하든, 그 어떤 경우든 정치적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윤석열 충청대망론'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피기 시작한 것은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이다.
정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이 대선에 나오면 안 된다는 주장은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 정신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주장"이라며 "일차적으로 윤석열 본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이고,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는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선 "윤 총장은 국민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자기 혼자 스스로 내리기 어렵다"며 "국민들이 그를 자연인으로, 자유로운 영혼으로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4선의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충남 홍성군예산군)도 지난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석열 충청 대망론 바람이 솔솔 부는 건 사실"이라고 힘을 실었다.
이외에 같은 당 3선의 이종배 정책위의장(충북 충주시), 재선의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시태안군) 등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강하게 비판하며 윤 총장을 적극 비호하고 있다.
이처럼 야권에서 '윤석열 충청대망론'을 적극적으로 띄우자, 민주당 충청권 인사들은 '충청대망론 불씨 끄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총장님의 부친 고향이 충남 공주라고 한다. 공주가 지역구인 저도 처음 들어봤다"며 "정치인들 한편에서 '윤 총장이 서울 태생이라고 해도 부친 고향이 충청이면 충청 출신이라고 할 수 있으니 충청 대망을 이뤄줄 적임자'라고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4·15 총선에서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에 출마해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맞붙었으나 고배를 마셨다.
박 위원장은 또 "부친 고향이라도 엮어 밖에서 사람 빌려다가 또 '충청당 시즌3' 만들려고 하지말고, '제가 대통령되고 싶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충청인 답게 당당하게 직접 나서기 바란다"며 "충청인으로서 부끄럽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의 양승조 충남지사도 지난 11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충청에서 성장하지 않고, 교육받지 않고, 생활하지 않았는데 충청에서 정치하려는 사람이 과연 충청대망론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라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윤석열 충청대망론'이 신경 쓰이지 않았다면, 민주당 인사들이 이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 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를 재가하면서, 윤 총장은 향후 2개월간 직무가 정지된다.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압력이 커질수록 윤 총장의 존재감과 대선 후보 지지율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는 만큼, '윤석열 충청대망론'이 어디까지 불붙어 타오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