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부터 중대형기 에어버스 ‘A330-300’ 3대 순차 도입
여객 수요 회복 시 선점효과…“위기 속 투자로 기회 잡는다”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 노선 강화에 나서면서 향후 LCC 통합에 대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산업 재편이 완료되게 되면 통합 LCC(가칭)와 제주항공과의 3파전이 불가피한 만큼 중장거리 경쟁력을 높여 차별화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위해 내년 말부터 중대형 항공기인 에어버스 ‘A330-300’ 3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이를 위해 티웨이는 기종 도입을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관련 팀은 운항, 객실, 정비, 운송 등 전 부서의 공조 아래 준비 중이다.
A330-300 항공기는 세계 65개 항공사에서 770여대의 항공기가 운항 중이다. 기존 보잉 737-800 항공기보다 6000km 이상 항속거리가 늘어나 최대 1만1750km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이번 LOI 체결은 새롭게 재편될 항공업계에서 시장의 선두에 서기 위한 차별화된 영업 전략의 첫 걸음”이라며 “기존 LCC에서는 이용할 수 없었던 새로운 노선과 비즈니스 좌석 등을 통해 고객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티웨이 항공이 항공산업 재편 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LCC의 약점으로 꼽히는 중장거리 노선을 확충하고 다양한 기종을 확보해 경쟁사들과의 차별화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통합 LCC가 출현하게 될 경우 제주항공과 티웨이까지 3개 업체가 LCC 시장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 티웨이는 가장 약체로 분류된다.
실제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전체 여객시장 점유율 합은 14.8%로 티웨이(6.4%)를 두 배 이상 상회. 제주항공은 10.7%를 기록 중이다.
티웨이의 이같은 행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상당한 이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객수요가 많지 않아 노선 확보에 따른 투자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향후 업황이 나아졌을 때 시장 선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운송협회(IATA)는 2024년은 돼야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항공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산하 LCC들의 통합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티웨이항공 입장에서도 항공산업 재편이 위기이면서도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중장거리 노선 강화는 응전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업황 전망이 좋지 않더라도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며 “투자에 대한 부담이 따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티웨이항공은 향후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호놀룰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중장거리 도시에 취항할 계획이다. 성수기에는 좌석이 부족한 노선에 중대형기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