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소견서 공개에도 '못 믿겠다'는 이들에...
22일 발급한 '출생증명서' 등 공개한 나경원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소망"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원정출산 음모론'을 정면 반박하는 출생증명서와 임신·출산 기간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모두 공개했다. 앞서 국내 출산을 인증하는 의사 소견서에도 일부 극단적인 세력의 의문 제기가 이어지자 이를 재차 반박한 것이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신 확보와 같은 문제에 대한 고민의 시간도 모자란 때, 이런 황당한 음모론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현실에 한숨만 나올 뿐"이라며 출생증명서와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 문서를 공개했다.
출생증명서에는 출생장소로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01 서울대학교병원'이 명시돼 있다. 출생일시는 1997년 12월 12일, 성별은 '남', 출생아의 몸무게는 '3.95kg'으로 적시돼, 그가 지난 21일 공개한 의사소견서와 정확히 일치한다.
동시에 공개한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 문서는 나 전 원내대표가 아들을 임신하고 출산하기까지의 기간인 1997년 1월 1일부터 1998년 12월 31일까지 출입국기록이 없다고 확인하고 있다.
'원정출산 음모론'을 퍼나르던 이들의 주장대로 출생증명서를 공개한 나 전 원내대표는 이 의혹이 퍼진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작년 조국 사태가 불거지면서 저들은 물타기용 허위 의혹이 필요했다. 그래서 특정세력이 조직적으로, 제가 미국 LA의 산후조리원에서 원정출산을 했다는 루머를 퍼트리고 확대재생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알아보니 그 조리원이 문을 연 시점이 제가 아들을 출산한 시점보다 한참 뒤였기에 솔직히 이런 루머 따위는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저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다. 집권여당이 민주당조차 논평까지 내가며 원정출산 의혹 제기에 가세하더라"라고 비판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황당하고 기가 막혔지만, 그래도 어쨌든 관련 서류는 필요할 것 같아 비서관에게 출생을 증명할 만한 서류를 발급 받아오라고 했다"며 "여차저차해서 비서관이 2019년 9월 당시 받아온 서류가, 바로 제가 21일에 오린 소견서"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소견서에 대해 "서울대병원장 직인이 찍혀 있다. 소견서를 작성한 담당의사의 면허번호, 성명이 모두 적형ㅆ다. 출산을 위해 입퇴원한 날짜, 아들의 출생 당시 몸무게, 임신주수와 분만 방법까지 상세히 적혀 있다"며 "도대체 이 문서까지 못 믿으면 세상에 뭘 믿고 살아갈 수 있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못 믿겠다고 한다. 사실 뭘 보여줘도 못 믿겠다고 할 게 뻗하다. 그게 이 사람들의 고질병이다"며 "문제는 극소수가 퍼트리는 음모론을 대단한 뉴스거리인 양 보도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제조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실제로 나 전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의사 소견서를 공개한 뒤 한명석 동아대 의대교수는 SNS에 "참 특이한 소견서다. 출산을 증명하려면 출생증명서를 올리면된다"며 "소견서는 말 그대로 의사의 소견(opinion)일뿐이다. 어디에도 서울대병원에서 분만했다는 언급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마음 깊이 소망한다"며 "제발 이런 잘못된 행동들을 멈춰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