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방송(TBS)가 만든 'TBS 시민의 방송' 유튜브 채널 구독을 독려하는 '1합시다' 캠페인이 뒤늦게 사전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였다.
4일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TBS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됐다.
TBS는 지난해 11월 유튜브 구독자 100만 돌파를 앞두고 "TBS가 일할 수 있게 여러분이 1해주세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1합시다' 캠페인에 나섰다.
해당 캠페인 영상 1탄 MC 편에서는 김어준, 김규리, 주진우, 정준희 등이 출연해 "1합시다"라며 숫자 1을 강조하는 장면이 나온다. 숫자 1의 색은 파란색이다.
'1합시다' 캠페인은 동음이의어인 일(work)과 숫자 1을 활용한 컨셉이다. TBS는 유튜브 채널 구독 독려를 목적으로 '1합시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했다. 해당 캠페인은 최근까지도 유튜브 방송 광고로 송출됐다.
하지만 해당 캠페인이 특정 정당의 기호와 상징색을 강조하면서 특정 정당의 일할 사람을 투표하도록 유도하는 사전선거운동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가선거 및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의 후보자 게재 순위는 국회 정당 의석수에 따라 후보자 기호를 '1,2,3' 등으로 부여한다. 내년 부산·서울 시장 보궐선거에서는 174석 더불어민주당이 기호 1번을 부여받게 된다.
특히 TBS는 전체 예산의 약 80%가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서울시 산하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다. 서울시는 TBS의 한 해 예산 약 500억원 가운데 작년 357억원을 지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대놓고 선거운동이다", "TBS가 시민을 위한 공영방송인지 더불민주당 홍보국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 "시민의 세금이 아깝다", "1합시다 너무 노골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TBS 측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캠페인을 할 이유가 없다"며 특정 정당의 색을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TBS의 상징색인 민트색을 활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특정 정당의 색깔 기호가 유튜브 영상에 있다는 것만으로 공직선거법상 위반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TBS가 온라인상에 상시선거운동이 가능한 단체인지 여부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생 파탄'이란 표현은 야당이 주로 내세운 구호로서 현 정권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4·15 총선 투표를 독려하는 피켓 문구 '민생 파탄, 투표로 막아주세요'를 불허했다.
한편 선거운동은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는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해 할 수 있다. 올해 부산·서울 시장 보궐선거의 선거운동기간은 3월25일~4월6일까지다. 다만 선관위는 특정 단체 외 온라인상에서 선거 운동을 상시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