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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50달러대 회복…정유사 실적 기지개 켜나


입력 2021.01.11 14:14 수정 2021.01.11 14:1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사우디 감산 소식에 국제유가 강세…美 경기부양책·백신 접종도 '호재'

정유사, 석유 제품 수요 증가·정제마진 개선 기대…불확실성은 상존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국제유가가 50달러대로 상승하면서 정유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결정을 내렸고 미국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실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을 시작돼 석유제품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집단 면역 효과를 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데다 코로나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는 올 하반기는 돼야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WTI 국제유가는 8일 기준 전 거래일 보다 1.41달러(2.77%) 오른 배럴당 52.24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0.06달러 많은 54.58달러를, 브렌트유는1.61달러 상승한 55.99달러다.


이는 지난 5일 OPEC+(석유수출기구 및 러시아 등 비회원국 연합체) 회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2~3월 중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00만배럴 줄이겠다고 발표한 영향이 크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감산으로 글로벌 재고를 줄이게 돼 시장 대응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조만간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상·하원의원 장악에 성공한 점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잇따르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 및 접종 소식도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이자를 비롯해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등 백신 긴급 사용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 같은 글로벌 흐름에 발 맞춰 국제유가는 지난해 30~40달러대의 지지부진한 흐름을 딛고 50달러대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WTI 기준 48달러에서 55달러로 상향했다. 작년 WTI 평균 가격은 38.43달러였으며 브렌트유는 43.21달러, 두바이유는 41.14달러였다.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사들에게 재고평가이익(원유 구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차이를 통해 올리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저유가일 때 구입한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해 정유사들이 그만큼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제품 수요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해 12월 보고서(MOMR)를 통해 올해 석유 수요를 9589만배럴로 전망했다. 지난해 8999만배럴 보다 6.6% 많지만 2019년 9976만배럴 보다는 낮은 수치다.


OPEC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이동제한 조치 부활 등이 올해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코로나 백신 접종은 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짚었다.


이같은 제품 수요 증가는 정유사들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정제마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한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월 평균 기준 지난해 3월까지 플러스를 나타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락하면서 7월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8월 이후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최근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 보다 한참 못미치는 배럴당 1.4달러 수준이다. 이 정도로는 팔수록 손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올 1분기부터는 코로나19 영향력이 소멸되면서 정유업계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정제마진 전망치를 6.6달러에서 6.8달러로 상향했다. 정유사들은 점진적으로 석유제품 수요 증가, 정제마진 상승, 정제설비 가동률 상향 등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불확실성 역시 상존해 실질적인 개선 효과는 올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신 접종이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 집단 면역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 수 개월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백신 접종은 여전히 초기 단계이며 집단 면역 도달은 총 인구의 50% 이상에서 면역이 돼야 한다"며 "올 하반기를 해당 상태 도달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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