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판결문 전문 공개…메디톡스-대웅, 끝까지 간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최종판결 전문 14일 공개

메디톡스 "토양 균주 발견 거짓말" vs. 대웅제약 "균주 도용 증거 없다"

국내 소송전서 균주전 이어갈 전망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결정 전문이 14일 공개됐다. 대웅제약은 "균주 논쟁이 종결됐으며 일부 침해 인정에 대해선 명백한 오판"이라는 입장이고, 메디톡스는 "대웅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라고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각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결정 전문이 지난 14일 공개됐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균주 논쟁은 이미 종결됐으며, 일부 침해 인정에 대해선 명백한 오판"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메디톡스는 "대웅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공개된 ITC의 최종판결 전문을 보면 "위원회는 대웅이 부적절한 수단으로 메디톡스 균주를 획득했다는 예비판결 판단이 증거로 뒷받침된다는 점을 발견했다"(the Commission finds that the evidence supports the FID’s findings that Daewoong acquired the Medytox strain by improper means.)고 밝히고 있다. FID는 예비판결을 뜻한다.

ITC는 유전자 분석 결과를 근거로 들면서 "예비판결의 분석에 동의한다. 유전적 증거는 증거의 우월성 이상으로 대웅이 그의 균주를 메디톡스로부터 가져왔음을 입증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ITC위원회는 예비판결을 일부 수용해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보’(한국명 나보타)의 21개월 미국 내 수입을 금지했다. 예비판결에서 수입금지 10년이던 것이 21개월로 줄어들면서 사실상 대웅제약의 승리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당시 ITC위원회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제조 공정기술을 도용했다는 예비판결을 인용했지만,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에 영업비밀성이 있다는 예비판결 부분은 기각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ITC가 메디톡스의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최종 판단을 함으로써 균주와 관련된 메디톡스의 주장을 일축했다"며 "대웅제약은 이제 공정기술 침해 관련 ITC의 결정이 명백한 오판임을 연방항소법원에서 입증함으로써 모든 오류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SNP 균주 분석결과를 토대로 대웅이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SNP 분석 방법에 한계와 오류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ITC 결정문 자체에서도 분석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고, 결국 균주를 도용했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게 대웅제약의 주장이다.

대웅 측은 "메디톡스의 기술은 타사의 기술자료를 베끼는 수준에 그쳤고, 그나마도 이를 응용할 기술조차 없어 지금까지 대규모 품질불량, 허가취소 사태가 이어져 왔다"고 꼬집었다.

대웅제약은 특허 받은 고순도 '하이 퓨어 테크놀로지' 공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보툴리눔 톡신 개발업체로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전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미국 FDA 승인까지 획득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객관적인 사실을 무시하고 메디톡스의 기술을 도용했다고 판단한 ITC의 결정은 오로지 엘러간의 반독점 행위를 보호하기 위한 억지 결론으로, 대웅제약은 이러한 부당한 판결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미국 ITC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부당한 처사라고 항변했다. 이번 ITC 소송은 한국 기업의 영업비밀을 다루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애초에 미국의 행정기관이 관여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대웅제약 측은 "연방순회법원 항소나 국내 재판과정에서 메디톡스의 거짓이 분명히 확인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메디톡스 "유전자 분석으로 대웅의 범죄행위 밝혀진 것"

반면 메디톡스는 ITC의 최종판결문 전문을 보도자료와 함께 배포하며 반격에 나섰다.

메디톡스는 ITC위원회가 최종판결 전문에서 '유전자 자료는 사실상 확실한 증거이며, 이를 토대로 대웅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됐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명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웅제약이 미국 위스콘신 대학과 전혀 관련 없는 한국의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설득력 떨어지는 주장으로 일관하다 이제는 토양에서 발견했다는 주장을 아예 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대웅제약이 ITC 조사 과정에서 자신들의 균주를 어디에서 취득했는지 전혀 밝히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메디톡스는 유전자 조사로 균주 도용 혐의가 밝혀졌음에도 메디톡스가 입증할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 없는 주장만 대웅 측이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은 유죄가 확정된 이후에도 자신들의 승리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서도 ITC와 동일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범죄 혐의를 밝혀 메디톡스 균주와 제조 공정의 사용 금지 및 권리 반환을 요청할 방침이다. 또 이미 생산됐거나 유통 중인 제품의 폐기와 합당한 배상 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