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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석의 퍼팩트] 이재용 부재와 삼성의 불확실한 미래


입력 2021.01.21 13:00 수정 2021.01.21 14:5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총수 재구속으로 불확실성 높아진 삼성

M&A·투자 난망...미래 성장 상실 우려

코로나19 위기 극복-경제회복 기여 찬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구속으로 삼성의 미래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모습이다.


국내 기업에서 총수가 차지하는 비중과 이 부회장이 국내 최대 기업 그룹의 총수라는 점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미래에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향후 변화의 소용돌이가 클 수 밖에 없는 시기라는 점에서 그렇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총수이기는 하지만 구속으로 인해 삼성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삼성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잘 갖춰져 있어서 경영에 큰 무리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이 부회장이 구속됐던 2017년 삼성전자가 호 실적을 거뒀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운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다. 전문 경영인이 일상적인 개별 사업이나 사안을 처리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미래 먹거리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은 그룹 총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총수가 숙고를 통해 결단해야 하는 사안들로 경영활동이 제한되는 옥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삼성이 지난 2016년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 이후 대규모 M&A가 없었고 지난 2018년 180조 투자와 2019년 시스템반도체 133조 투자 등은 이 부회장이 모두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했을 때 발표됐다는 점은 이와 무관치 않다.


또 과거 이 부회장의 부친인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반도체 사업 진출울 결단하지 않았더라면 반도체가 한 기업의 성장을 넘어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지금과 같은 성과는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기회를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의 성장이 총수 개인보다 시스템에 기반해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일리(一理)가 있는 말이지만 전리(全理)는 아니다.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오랜기간 기업의 흥망성쇠를 겪으며 성장해 온 국가들은 몰라도 전쟁 이후 반세기만에 고도의 압축성장을 해 온 우리네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건희 회장이 과거 “지금은 천재 1명이 10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라고 말한 것은 비단 천재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1명의 리더가 강조될 수 밖에 없었던 국내 경영 현실을 반영한 것이었다는 생각이다.


기업과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시스템 구축은 분명 옳은 방향이지만 여건상 될 수 없었던 일을 한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다.


이 부회장에게는 국내 최대 기업 총수로서 기업의 성장과 국가 경제에 기여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있다. 이번 구속으로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것은 삼성뿐만 아니라 국가에도 막대한 손실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부회장의 구속을 훗날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


* 퍼팩트(per-Fact)는 ‘사실에 대해’라는 의미로 만든 조어로 사실을 추구한다는 마음을 담겠다는 의미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년만에 다시 구속되면서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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