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자율주행 확대 IT·車 수요 급증으로 품귀현상
이미지센서·디스플레이·전력반도체 실적 증가
호황 속 수익성 개선 기대...M&A·투자도 주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에서 슈퍼사이클(초호황)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약했던 시스템반도체에서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약점이었던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가속 페달을 밟을 전망이다.
올해부터 초호황이 기대되는 D램과 낸드 제품의 용량과 성능 향상을 꾀하면서도 인공지능(AI) 프로세서 등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끌어올려 상호 불균형을 좁혀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세계 최초로 메모리반도체에 시스템반도체 기능을 결합한 지능형 반도체 ‘HBM(고대역폭 메모리)-PIM(프로세서 인 메모리)’를 개발한 것은 이같은 동반 성장에 대한 의지를 잘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반에 연산 기능이 있는 시스템 반도체인 AI 프로세서를 결합해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의 저장과 연산을 동시에 수행해 인간의 두뇌 역할을 그대로 반영한 새로운 개념의 제인 것이다.
회사는 올 상반기 중 고객사 제품에 이를 탑재해 테스트 검증을 끝내고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으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기술 경쟁력 향상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디스플레이 구동 집적회로(DDI·Display Driver IC),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CMOS(상보성 금속산화막 반도체) 이미지센서 등 IT용 제품들을 중심으로 수주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에 이어 DDI 등 IT용 반도체까지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실적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중에서도 경쟁력이 미미한 차량용 반도체는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와 맞물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미세공정에도 속도를 내면서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파운드리 전용 생산라인(V1)을 통해 5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제품 양산을 시작한 가운데 생산 규모와 미세공정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지난해 5월부터 구축 중인 경기도 평택캠퍼스 P2 생산라인 가동도 주목된다. 극자외선(EUV·Extreme Ultra Violet)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이 생산라인은 올 하반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여기에 신규 투자 계획도 관심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거의 20조원에 육박하는 파운드리 투자를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만큼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CMOS 이미지센서, DDI, 전력관리칩(PMIC) 등 IT용 제품을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갈 태세다. 파운드리의 경우,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통해 위탁 제조 기술·생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으로 올해 파운드리시장 활황에 대비해 수익성 개선에 전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향후 지속적인 호황에 대비하기 위해 200㎜(8인치) 웨이퍼 설비를 중국 장쑤성 우시시 공장으로 이전해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 개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에서 초호황 효과를 최대한 누리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에서 경쟁력 향상을 이끌어내며 당초 기대보다 높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은 메모리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고 육성에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AI와 자율주행 등으로 반도체 수요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고 규모가 커지고 있는 변화의 시기인 만큼 기회를 삼아 나갈 경우 급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