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까지 심은 LH 직원…부패방지법 처벌 시 몰수 가능성

광명·시흥지구에 100억원대 토지, 지분 쪼개기 투기성 매입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경기 광명·시흥지구 발표 전 100억원대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LH가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들 기관은 해당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 수사기관에 의뢰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해당 토지에 대한 이득을 몰수·추징하는 절차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직원 12명은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광명·시흥 신도시 관련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들어간다.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에는 수사의뢰 또는 고소·고발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에는 수사의뢰 또는 고소·고발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르면 업무 중 알게 된 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 또는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LH는 의혹이 제기된 직원 12명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는 지난 2일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인 경기 광명·시흥지구에 100억원대 토지를 투기성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LH 직원과 배우자 지인 등이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시흥 과림·무지내동 10개 필지(2만3028㎡) 지분을 나눠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이 매입한 토지는 신도시 지정 지역 내에 있는 농지다. 일부 토지에서는 2·4공급대책을 통해 신도시 발표가 난 이후에는 나무를 심은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다. 보상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다.

시민단체는 일부 필지에서도 이 같은 의혹이 드러난 만큼 더 큰 규모의 투기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만약 해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부패방지법 상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위반의 가능성이 있다. 부패방지법은 공직자가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얻는 경우 이를 몰수 또는 추징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