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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넘어 산”…주류업계, 깐깐한 광고 기준 정책에 ‘고심’


입력 2021.03.09 07:00 수정 2021.03.08 15:3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정부의 잇따른 규제 강화 움직임…코로나까지 ‘이중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주류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주류업계가 제품 홍보 방법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홍보 창구를 잃은 상황에서 정부가 갈수록 주류광고 규제의 고삐를 죄면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주류광고 금지 대상 확대와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텔레비전 방송에만 적용됐던 광고 시간제한(오전 7시~오후 10시) 적용 범위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등으로 확대된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 강화 움직임에 주류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으로 유색 페트평을 투명 페트병으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인데, 국민건강증진법 개정까지 추진되면서 마케팅 전략도 대폭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미 다양한 광고 규제를 받고 있다. 표현 하나부터 내용은 물론 시간, 장소, 채널, 대상까지 전부 제한을 받는다. 알코올 도수 17도 이상 술은 광고 조차 할 수 없다.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이 근거다. 소주와 양주 광고가 거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류 광고 제약은 갈수록 촘촘해 지고 있다. 유명인 사진을 술병 광고에 떼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다. 통과되면 ‘참이슬’ 아이유, ‘처음처럼’ 제니 사진을 볼 수 없게 된다. 광고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나 ‘캬~’ 등의 감탄사를 내는 행동도 금지된다.


참이슬 신규 TV광고 공개.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하이트진로

주류업계는 광고 규제 강화에수긍하면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식과 유흥 소비가 줄어든 상황에서 과도한 광고 규제까지 더해져 매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매하고 추상적인 기준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텔레비전 방송에만 적용됐던 광고 시간 제한이 SNS 케이블 등으로 확대된다는 것인데, 이미 다른 채널에 적용되고 있는 형태라 특별하지는 않다”면서도 “광고 규제가 애매한 부분이 많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도 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가 적용되면 일예로 ‘하이네켄’과 같은 광고 형태가 일반적으로 많이 자리 잡게 될 것 이다”며 “남자들이 미식축구를 보며 열광하는데 그 방 안에 하이네켄이 가득한, 간접적인 광고형식이 보편화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규제가 늘수록 아이러니 하게도 기존 상위 주류 브랜드에 유리하게 돌아갈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더해질수록 기존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만 유리해질 수 있다. 브랜드에 대한 지지나 팬덤이 있어야 브랜드 광고가 인지되기 때문이다”며 “어떤 반응이나 예상없이 광고를 진행하게 되면 실제 구매해 먹어보는 것까지 연결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주병에 여자 연예인 부착 여부 역시 ‘성상품화’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프레임화 하기 좋은 이야기 같다”며 “그렇다면, 맥주를 광고 하는 남자 모델은 왜 성상품화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애매하고 추상적인 기준이 많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주류는 규제사항이 많은데 점점 더 세부화되고 있어서 주류광고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감탄사 광고 삽입 부분은 아직 관련 법규 적용 전이기 때문에 자세히 논하기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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