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측근 투기 감쌌던 文이 LH에 분노? 파렴치해"

"내 가족들, 서울에 집 없고 딸들은 원룸에

공직자는 그래야 해…LH에 분노의 피눈물

측근 부동산 문제 감쌌던 사람은 文대통령

내 집은 '내 꿈'의 시작…그게 자유민주주의"

원희룡 제주도지사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사태에 대해 "발본색원하라"고 밝힌 것을 두고 "측근 투기는 감쌌던 문 대통령이 LH 사태에 분노하다니 파렴치하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와 내 가족은 서울에 집이 없고 수도권에도 없다. 국회의원 당시 양천구 목동에 살던 아파트를 팔고 제주도지사에 출마했다"며 "두 딸의 아빠로서 딸들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취직준비를 하고 있지만 원룸에서 살고 있다. 공직자는 그래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경기도 신도시에 LH 직원들이 땅투기를 하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의원들이 신도시 개발지역에 땅을 사고, 아파트 차익을 올린 청와대 대변인이 국회의원이 되는 지금 나는 분노의 피눈물을 흘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해관계의 상충이라는 어려운 말을 쓰고 싶지 않다. 공직자들은 그러면 안 되고 그런 행동을 했다면 정치 지도자가 되려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일반 시민들의 투기와 재테크에 공정의 잣대를 집행해야 할 사람들이 공직자요, 정치 지도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개발 과정에서 내부정보에 접하게 되는 사람은 너무 많다. 이 내부정보를 돈벌이로 이용하기는 너무 쉽고 처벌도 약하기 때문에 권력과 내부정보에 줄이 안 닿은 일반 국민만 당하는 줄도 모르고 피해를 입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피해를 입은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LH 사태를 발본색원하라는 대통령의 분노는 파렴치하게 느껴진다"며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아파트 문제가 나왔을 때 마음의 빚을 느낀다며 감싼 사람은 바로 대통령이었다"고 꼬집었다.

원 지사는 "부동산 문제만은 자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킨 것도 바로 대통령이었다"며 "이 정권의 핵심들은 주택공급은 막아놓고 값이 폭등하니 공공이 공급하겠다고 하지만, 그 공공이야말로 바로 생선가게의 고양이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은 왜 LH의 발본색원만 이야기 하는가"라며 "국민들에게는 공공주택에 살라고 하면서 막상 자신들은 엄청난 수익이 되는 주택과 토지를 가지고 있는 자신의 측근과 권력의 핵심, 정치인과 정부 관계자들부터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촉구했다.

원 지사는 "내 딸들은 취업해 일을 하게 되더라도 돈을 벌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꿈을 꾸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아마 세상의 많은 자식들이 같은 상황일 것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아니 민주당 정권 하에서 도대체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원 지사는 "내 딸 세대들이 느끼는 분노, 온 국민이 느끼는 절망을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며 "내 집은 내 꿈의 시작이며 종결점이 아니다.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을 꿀 자격이 있어야 하는 게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제2의 민주화 투쟁에 나서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