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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충무공 이순신 만든 달의 나라


입력 2021.03.12 08:30 수정 2021.03.12 23:01        데스크 (desk@dailian.co.kr)

정의에 목마른 민심 尹 도화선으로 분노 폭발 시작했다

문재인 최고 치적은 최재형 윤석열 핵심 요직 등용한 것

ⓒ데일리안 DB

윤석열 지지율이 퇴임하자마자 치솟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며칠 전 실시한 조사에서 윤석열은 28.3%를 기록해 이재명(22.4%)을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같은 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윤석열(32.4%)은 이재명(24.1%)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이낙연(리얼미터 13.8%, KSOI 14.9%)은 3위였다. 이어 실시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29.0%, 이재명 24.6%, 이낙연 13.9% 순이었다.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 한길리서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론조사란 뜬구름처럼 가변적이기는 하다. 실제로 윤석열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지, 그렇다면 언제부터 정치에 참여할지 윤곽도 잡히지 않았다. 그가 대선과 무관하게 되는 것까지 포함해 모든 것이 미지수다. 대선까지 아직은 멀지만 제1야당 주자들의 존재감이 없음은 딱하다. 주목할 것은 잠시 국정을 맡겨 놓은 달나라 정권에 대해 주인(국민)들의 진노(震怒)가 터져 나왔다는 대목이다.


겉으로 윤석열은 사임을 자청했지만, 사실은 정권 측으로부터 축출당한 것이다. 퇴임의 변(辨)에서 그는 “어느 위치에 있든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물러난다”고 했다. 행간(行間)을 보면 문재인 집권 후 국정이 파탄 나는 정도를 넘어 국가의 체제마저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탄식이 읽힌다. 지금의 국민적 지지는 자연인 윤석열에 대한 것이 아니다. 정의에 목마른 민심이 분출한 것이다.


윤석열을 겨냥한 정권 측의 언어는 더 거칠어졌다. “검사의 생명과 같은 중립성을 어겼다, 내가 그를 키웠다면 내 말을 잘 들었어야 한다, 그의 피해자 코스프레는 해괴망측하다”(추미애), “진보 정부를 표적 수사하다 보수 야권 후보로 주목받자 사퇴했다, 문재인 정권을 곧 죽을 권력으로 판단해 물어뜯은 하이에나”(조국), 최강욱은 “내가 발의한 ‘판·검사 출마제한법’을 의식해 사의 시점을 택한 것은 아니겠거니”라고 거들었다.


물러나라고 그렇게 닦달하더니


윤석열은 어서 물러나서 정치하라고 그렇게들 닦달하더니 구경꾼도 듣기가 좀 민망하다. 어디를 향해 왜 목청을 높이는지 이해는 된다. 아, 그렇게도 본다고 하는 데서는 경탄을 금치 못한다. 과대망상이라고 해야 할지, 흔한 말로 사돈이 남의 말 한다거나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라는 게 이런 건가 싶다. 아무나 들으라고 하는 말이거든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 주면 좋겠다. 관객모독이다.


4년을 참으며 봤다. 달나라 집단의 실정(失政)은 표현할 언어가 부족할 판이다. 우선, 마음만 먹으면 뭐든 멋대로 해치운다. 그들에게서 단순히 머리 나쁜 집단의 부지런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무능·무식·무치에다 사악(邪惡)하기까지 하다. 위선 덩어리는 쉬쉬하는 데서 나아가 온갖 궤변으로 되치기를 예사로 한다.


21세기 대명천지에 100년도 더 된 공산혁명으로 한사코 줄달음치는 시대를 사는 것은 형언할 수 없는 재앙이다. 이건 진보가 아니다. 문명 세계에 이런 수구꼴통들이 있는가. 지난 선거를 앞두고는 뜬금없이 죽창가를 선창하며 지지층 선동에 나섰던 그들이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왜 하게 된 건데, 나랏돈 수 십조원을 퍼붓겠다며 매표 퍼포먼스에 열중하는 것 또한 그 연장선이다.


달나라 집단의 사회주의 유토피아는 최선일지라도 중국, 최악의 경우 북한 수준이 종착역이다.


문재인 최고의 치적은 검찰총장 윤석열, 어쩌면 감사원장 최재형까지 두 사람을 그야말로 적재적소에 앉힌 것이지 싶다. 윤석열이 충무공(忠武公) 이순신급(級)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것은 스스로 쌓은 반전이 아니다. 문재인의 인재 등용이 빛나는 것은 탁월한 용인술에 기초한다. 조국 추미애 두 책사(策士)의 능력과 용맹이 뒷받침하지 않았으면 천만뜻밖의 윤석열 스타 탄생은 없었다.


윤석열 급상승 1등 공신 文–曹–秋


문재인 조국 추미애 일심동체가 윤석열 1등 공신이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범죄피의자 박범계 최강욱 황운하 같은 인물의 역할도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아무렴 그들은 다 계획이 있었다.


검찰개혁, 고위공직자수사처,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청이 왜 전광석화(電光石火)로 진행되느냐는 의문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조국일가 비리, 울산시장선거 개입, 환경부 블랙리스트,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라임 옵티머스 금융사기 등 일련의 정권 관련 비리 의혹 수사가 원죄였다.


숨이 막히게 떠내려가던 나라를 간신히 건져 놓은 주역 중 주역은 단연 서울행정법원 판사 조미연 홍순욱 두 분이다. 윤석열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과 정직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지 않았거나 하나만 받아들여졌으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그날 이후 어떤 광경이 펼쳐지고 있을지는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내년 대선에 이르기까지 앞으로도 무대 커튼 앞뒤에서 숱한 일이 꾸며질 것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쯤 달나라 선거기술자들은 나라 곳간을 털어서라도 착한 주인들 미혹할 채비를 마쳤다. 투표 값으로 표심을 또 도둑맞지는 않을 것을 간절히 바란다.


글/한석동 전 국민일보 편집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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