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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배재훈 HMM 사장…해운 재건 고삐 죈다


입력 2021.03.14 06:00 수정 2021.03.14 08:57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선복량 증대 및 수익 구조 개선으로 작년 최대 실적 달성

올해 안정적 수익 창출 및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듯

배재훈 HMM 사장 ⓒHMM

배재훈 HMM(옛 현대상선) 사장이 1년 더 HMM을 운항한다. 반환점을 돈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 구조를 수립하는 등 HMM의 부흥을 이끌 중임을 부여받는다.


배 사장은 올해 총 8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를 무사히 완료해 고효율·저비용 선단 구조를 극대화함으로써 HMM이 흑자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이달 26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율곡로 194 현대그룹빌딩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배 사장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임기는 1년이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5일 'HMM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고 배재훈 사장 연임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다른 후보자 거론 없이 단독 추천된 만큼 배 사장의 연임 안건은 이번 주총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배 사장은 한국 해운 시장이 재도약 기로에 서 있을 당시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 가입,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 등 굵직한 현안들을 잇달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경영능력을 인정 받아왔다.


2017년 초 한진해운 파산으로 한국 해운 산업이 타격을 입자 정부는 해운 산업 재건을 위해 2018년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HMM을 중심으로 초대형선 발주가 이뤄졌고, 선사와 화주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긴밀한 노력이 이어졌다.


배 사장은 이 재건 작업이 한창인 2019년에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이어진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 가입,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 인도 등을 차례로 성사시키며 HMM의 외형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HMM은 2019년 6월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얼라이언스' 정회원사로 가입한 뒤 이듬해 4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ONE, 대만 양밍 등 3개사와 협력해 선복량을 늘리고 서비스 노선도 확대했다.


2018년 9월에 발주한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도 모두 건조를 마치고 작년 9월까지 유럽 항로에 전량 투입됐다. 초대형선 12척 확보로 HMM의 선복량은 40만TEU 수준에서 72만TEU로 증가했다. 세계 선복량 순위도 9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초대형선 투입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자 수익 구조가 대폭 개선되기 시작했다. 단위당 운송비용이 낮아지면서 운항비가 크게 절감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박 부족으로 해운 운임까지 급등하면서 고스란히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실제 HMM은 지난해 21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고 연간 전체로는 9808억원의 흑자를 냈다.


외형 성장 뿐 아니라 '노조와의 소통'에 있어서도 배 사장은 두각을 보였다. 지난해 말 HMM 육상·해상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회사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사상 처음으로 HMM이 파업 위기에 몰리자 배 사장은 사측 대표로 노조와 만났다. 배 사장은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선적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기업이 악영향을 받게 될 뿐 아니라 해운재건 5개년 계획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노조를 설득했다.


9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노사는 새해를 30분 앞둔 밤 11시 30분께 임금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올해 배 사장은 '순항' 체제로 탈바꿈한 HMM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보다 안정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디 얼라이언스’ 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한 영업역량 확보 ▲대화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 ▲체계적인 선복관리 ▲해상직원 역량 강화 ▲안전운항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벌크부문 전략적 선대운용 ▲정보기술(IT) 활용역량 발전 등을 제시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올해 상반기까지 1만6000TEU급 초대형선 8척 인도를 마무리해야 한다. 초대형선 인도가 완료되면 HMM의 선복량은 72만TEU에서 85만TEU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해운 5개년 계획의 일환인 100만TEU 중 8부 능선을 넘어서는 셈이다.


HMM의 원가 구조 역시 지난해 보다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입 선박이 '만선 행진'을 하려면 우량화주 확보 등을 통한 안정적인 추가 화물 확보, 내부 역량 강화, 영업 체질 개선 등은 필수적이다.


컨테이너 부문에만 치우치지 않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주요 과제로 손꼽힌다. 현재 HMM의 매출 구조는 컨테이너선 부문이 90%, 유조선 등 타 사업군이 10%를 차지한다. 배 사장은 유조선·벌크선 등 다른 사업 부문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체계적인 선복 관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HMM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전환기를 맞이한 만큼 앞으로는 일회성이 아닌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궁극적으로 HMM의 인수 가치를 높여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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