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김진애 꺾고 범여권 후보로 최종 선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금은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와의 시간"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범여권 후보 단일화 결과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꺾고 범여권 단일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양당의 권리·의결당원과 일반시민 대상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구체적인 여론조사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날 오전에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상처를 준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면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크다"고 밝혀 이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에 관심이 쏠렸다.
피해자는 또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피해호소인' 용어을 고수한 것과 관련해 "사실의 인정과 멀어지도록 만들었던 피해호소인 명칭과 사건 왜곡, 당헌 개정, 극심한 2차 가해를 묵인하는 상황들은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단일화에서 승리한 후보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박 후보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듯 대기 중이던 기자들을 지나쳤다.
그는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한지 7시간이 지났다' '당에서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등의 질문이 잇따르자 "지금은 김진애 후보와의 시간이니까 종료해달라"며 "제가 집에 가서 진지하게 생각을 한 뒤 오늘 밤에 페이스북에 (입장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에게도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른바 '피해호소인 3인방'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을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남인순·진선미 의원은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고민정 의원은 대변인을 각각 맡고 있다.
한편 박 후보는 '미투 선거' 프레임이 확산하는 것을 우려한 듯 수락 연설에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코로나 종식 선거"라고 규정하며 "서울은 미래 100년의 서울 좌표를 찍는 서울시 대전환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 디지털 플러스 생태그린, 두 가지 축이 바로 서울의 미래 100년의 좌표"라며 "평당 1천만 원대 반값 아파트로 집 없는 서민의 설움을 닦아드리는 시장이 되겠다. 내집 마련의 꿈을 앞당겨드릴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