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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안철수, 후보 등록 전 단일화 무산…등록 후 협상 계속


입력 2021.03.18 12:11 수정 2021.03.18 12:21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후보등록 마감일인 19일까지 단일화 불가

"약속 지키기 어려워 져…협상 이어질 것"

감정 싸움 격화…김종인 "安, 정신 이상해"

국민의당 "아무리 봐도 국민의힘 갑질밖에"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협상은 결렬됐다. 양측은 각각 후보 등록 후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인 19일을 목표로 이어 오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의 야권 단일화 협상이 무산됐다. 우선 19일 두 후보 모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각각 후보 등록을 한 뒤 투표 용지가 인쇄되는 29일을 '2차 기한'으로 삼아 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그마저도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평가다.


당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측 실무협상단은 18일 오전 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약속했지만 공식 회의는 열리지 않았고,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따로 만나 짧게 의견 교환을 나눴다.


정양석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11시경 이태규 총장과 논의를 마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합의에 의하면 오늘까지 여론조사를 마치고 내일 단일 후보를 등록하도록 약속이 잡혀있었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가 지금 어렵게 됐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어렵게 되더라도 앞으로 단일화에 대한 협상과 그 의지는 계속 이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태규 사무총장 또한 "정양석 총장이 말한 취지와 같고 물리적으로 오늘 여론조사를 실시해 내일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럼에도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력해달라는 말씀을 드렸고 서로의 대안에 대해서 검토하는 방법을 연구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결국 협상 초반부터 평행선을 달렸던 여론조사 문항과 유·무선 전화 비율 산정에서 끝내 절충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문항에서 국민의당 측은 각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가상대결 수치를 비교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자는 입장을 고수했고, 국민의힘 측은 각 후보의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경쟁력 혹은 적합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국민의힘은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 무선전화뿐 아니라 유선전화 비율도 10%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당은 유선전화는 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드러냈다.


양측이 제시한 최종 대안도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두 여론조사 기관에 적합도와 경쟁력을 각각 묻는 안이 관철된다면 유선 전화 반영 비율을 줄일 수 있다 했지만 국민의당 측이 거부의사를 드러냈고, 국민의당은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대결 수치를 비교하는 안이 수용되면 유선 전화 비율을 10%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는 국민의힘에서 거부했다.


한편 양 당 주요 인사들간 감정 싸움은 더욱 격해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당을 겨냥해 "어느 한 쪽 일방의 주장만 들을 거라면 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 이뤄질 수가 없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자체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하자, 따라가자 주장하는 그런 식으론 해결할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가 전날 자신의 부인을 거론하며 공세를 펼친 데 대해서는 "(안철수 후보) 그 사람은 내가 봤을 때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 같다"고 격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국민의당도 만만치 않았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너희보다 내가 크니 내 뜻을 따라야 한다'는 식의 힘자랑은 뒷골목에서 통용되는 어둠의 질서"라며 "아무리 봐도 갑질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일화 당사자인 오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입장을 내고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SNS에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범야권 지지층들의 간절한 바람"이라며 "협상단 간 합의 소식이 없으면 후보들이 책임지고 만나서라도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의 면담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오늘 내로 합의가 안 되면 내일 중에 양쪽이 다 후보 등록을 한 다음에도 계속해서 협상해 반드시 단일화를 해내겠다"며 "(안 후보의 만남 여부는) 지금 당장은 만날 계획이 없지만 앞으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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