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4년 연속 역대 최저치 갱신
20대 53%·30대 41% “자녀 없어도 된다”
사교육비·맞벌이·가사부담 등 원인 다양
우리나라 국민 100명 가운데 자식을 꼭 낳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응답한 사람이 32명에 달했다. 2018년 첫 조사 때와 비교하면 2년 사이 1.6%가 늘어났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0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남성의 72.7%가 자식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여성은 63.4%만이 자식을 낳는 게 좋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는 만 14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하는지 묻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60세 이상 경우 87.9%가 자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13~19세 경우 39.4%만이 자녀 필요성에 공감했다. 출산 연령대인 20~29세에서는 52.5%가, 30~39세에서는 41%가 자녀를 갖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했다. 출산 적령기 절반 가까이가 자녀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경향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높아졌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 수준으로 2017년 이후 4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첫 자녀 출산모(母) 평균 연령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10년 30세를 넘어선 이후 2019년 32.16세로 높아졌다.
결혼 자체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1998년 조사에서는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가 33.6%, ‘하는 게 좋다’가 33.9%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각각 16.8%와 34.4%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 말아야 한다’와 같은 부정적 인식은 3배 이상 늘었다.
출산과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경제적 부담과 맞벌이, 자기 계발에 대한 욕구 증가, 출산 연령 고령화 등을 꼽는다.
자녀 양육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교육비 부담도 여전하다. 2019년 학생 4명 가운데 3명이 사교육을 받고, 매달 평균 32만1000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다.
맞벌이도 출산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30대 경우 2011년 41%였던 맞벌이 가구가 2019년 50.2%로 늘었다. 30대부터 64세 이하 절반 이상이 맞벌이하는 만큼 육아에 대한 부담은 어느 특정 시기만 지나면 해결될 일이 아니다.
가사분담도 여전히 아내 몫인 경우가 많았다. 남편들이 가사를 돕는 비율이 늘긴했지만 여전히 76.2%는 여성(아내)이 가사일을 주도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통계청은 해를 거듭할수록 출산률이 떨어져 오는 2028년 우리나라 총인구가 5194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계속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