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전 3이닝 3실점으로 고전
제구 되지 않으며 승리 투수 기회 날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시즌 첫 등판서 제구 난조를 겪으며 승리 투수 기회를 스스로 날리고 말았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68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은 이닝당 투구 수가 제법 많은 편이었고,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42개였다.
스프링캠프 도중 부상으로 인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던 김광현은 재활 과정을 순조롭게 마친 뒤 팀에 합류했다. 시즌 첫 등판 경기였기 때문에 어떤 컨디션을 갖고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였으나, 아쉽게도 코칭스태프에 만족을 안겨주지 못한 김광현이다.
특히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도 조기 교체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살펴봤을 때 벤치의 선택은 옳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김광현은 1회부터 제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지 못했고 급기야 필라델피아의 쌀쌀한 날씨 속에 구속마저 올라오지 않으며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3회 대거 6점을 뽑아내며 훌쩍 달아나기 시작했다. 김광현 역시 타석에 들어서 3루 방면 땅볼을 만들어낸 뒤 1타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 타석은 결과적으로 독이 되고 말았다.
타격 당시 빗맞는 바람에 엄청난 충격이 손에 가해졌던 김광현은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뒤 인상을 찡그리며 왼손을 터는 모습을 보였다. 강한 손 울림이 곧바로 이어질 투구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란 우려가 쏠린 대목이었다.
실제로 김광현은 3회말 투구서 연속 장타를 허용하며 2실점하고 말았다. 공의 제구는 앞선 이닝 때보다 더욱 좋지 않았고 가운데로 쏠린 공은 필라델피아 타자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세인트루이스는 4회초 공격에서도 아레나도와 몰리나의 홈런이 터지며 다시 3점을 뽑아내며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하지만 마이크 쉴트 감독은 대기 타석에 위치했던 김광현을 불러들이며 대타 및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김광현의 몸 상태를 고려했을 때 넉넉했던 점수 차를 지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결국 시즌 첫 승의 기회를 스스로 날린 김광현은 영점 조정이라는 뚜렷한 숙제를 안게 됐다. 그리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 제구마저 되지 않는다면 빅리그서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된 첫 등판의 교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