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걱정마세요” 양현종, 기어코 데뷔...첫 피안타는 오타니


입력 2021.04.27 12:02 수정 2021.04.28 08:5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LA에인절스전 구원 등판..4.1이닝 5피안타 2실점

꿈꿨던 빅리그 무대 데뷔..선발 투수보다 인상적 피칭

양현종 ⓒ 뉴시스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양현종은 27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시작되는 ‘2021 메이저리그(MLB)’ LA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 4.1이닝 5피안타(1홈런)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양현종은 그동안 택시 스쿼드에 포함돼 호출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콜업됐다. 개막 이후 약 한 달 만에 잡은 기회다.


KIA 타이거즈가 제시한 특급 대우를 정중하게 거절하고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내려놓은 채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양현종은 “팬들이 걱정하는 것 알고 있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꼭 이뤄내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역시 쉽지 않았다. 지난 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초청선수로 빅리그 캠프에 합류했던 양현종은 스프링캠프 5경기(선발1경기) 10이닝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좋지 않았지만, 다른 4경기에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아 콜업 우선순위로 분류돼 개막 하루 전까지 가슴 졸이며 기다렸지만 엔트리에서 아깝게 제외됐다.


꾸준히 택시 스쿼드에 포함됐던 양현종은 텍사스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기어코 기회를 잡았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선발 조던 라일스가 7실점으로 무너지자 양현종을 호출했다.


콜업 즉시 불펜에 대기하고 있던 양현종은 4-7 끌려가던 3회 초 2사 2루에서 라일스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박찬호(2002~2005)와 추신수(2014~2020)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공 21개로 7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오타니 앞에서 행진이 깨졌다. 6회초 타석에 선 좌타자 오타니는 3루수가 당겨 치는 타구에 대비한 수비로 베이스를 비우자 기습 번트를 시도해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양현종 ⓒ 뉴시스

오타니를 내보낸 양현종은 ‘MVP’ 마이크 트라웃과 대결했다. 양현종은 5구 승부 끝에 트라웃에게 평범한 2루 땅볼을 유도했다. 정상적인 위치였다면 더블 플레이도 가능한 타구였는데 시프트가 탓에 내야안타가 됐다.


양현종은 1사 1,2루 위기에서 제러드 월시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지만 후속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7회초 선두타자 호세 이글레시아스와 승부에서는 79.7마일(약 128km)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좌측 펜스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메이저리그 첫 피홈런이다. 양현종은 이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양현종은 최고 스피드 91.2마일짜리 패스트볼과 함께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LA 에인절스 강타자들을 흔들었다. 오타니에게 불의의 번트 안타를 허용하고, 트라웃에게 아쉬운 내야 안타를 내준 뒤 한 바퀴 돈 타선을 상대로 위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4.1이닝을 소화하며 KBO리그 정상급 투수의 가치를 입증했다.


갑작스러운 콜업과 데뷔전이라는 심리적 부담 속에서 강타자들을 상대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 이날 등판한 선발투수 보다 훨씬 안정적인 투구를 뽐냈다. 몸도 풀었고 마음도 풀었다. 팬들이 걱정했던 양현종의 시간이 바야흐로 시작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