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라디오 진행자들 평균 회당 출연료 '18만원'
국방홍보원, 모든 진행·출연자와 서면 계약 체결해
"구두 계약은 업계 관행"이라던 김어준 주장은 일축
강대식 "친정부 인사의 '혈세 고액 출연료'…정의 부합 안해"
TBS(교통방송)가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에게 회당 200만원의 고액 출연료를 지급해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같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방부 라디오 프로그램 메인 진행자들은 김 씨 출연료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부 국방홍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라디오 방송 '국방FM'의 12개 프로그램 메인 진행자들의 평균 회당 출연료는 18만원이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방FM 프로그램 메인 진행자 13인 중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인사는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회 방송되는 '국민과 함께 국군과 함께'의 진행자 원종배 씨로, 회당 25만원의 출연료를 수령했다.
원 씨의 출연료는 주당 150만원·월 600만원으로 주당 1000만원·월 4000만원을 받아온 김어준 씨의 7분의 1 수준이다.
김어준 씨의 라디오 출연료는 국방부 운영 TV채널인 '국방TV' 출연료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TV'가 민간 진행자를 메인으로 출연시켜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본게임2', '국방포커스', '북한은 지금', '리얼병영 톡-행복한 군대이야기' 총 4편이다. 이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총 5명의 메인 진행자들이 받는 평균 회당 출연료는 120만원으로 김어준 씨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료의 5분의 3에 그친다.
한편 김어준 씨가 고액 출연료를 서면 계약이 아닌 구두로 계약한 사실이 밝혀지자 "구두 계약은 방송업계의 관행"이라 해명했던 것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홍보원은 국방TV와 국방FM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든 진행자 및 출연자와 서면계약을 체결하여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홍보원 측은 구두계약이 관행이라 밝힌 김어준 씨의 입장에 대한 강대식 의원 측 질의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일축했다.
강대식 의원은 "방송출연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 2018년 이후 서면계약서를 작성하라는 권고를 내린 바 있다"며 "공익성을 추구하는 방송에서는 특히 투명한 예산집행이 필요하기에 서면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강 의원은 "혈세가 쓰이는 같은 방송국인데도 명확한 기준 없이 누구는 구두로 회당 수백만원, 누구는 서면으로 회당 20만원을 받는다면 과연 그 기준은 무엇인가"라며 "친정부 인사가 실체 없는 '관행'을 언급하며 원칙 없이 고액 출연료를 받는 것이 정의에 부합하는 일인지 의문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