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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틈새’ LG는 ‘찐팬’…청소기 시장도 잡는다


입력 2021.05.06 06:00 수정 2021.05.06 06:08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LG전자, 구형 A9 호환 ‘올인원타워’ 출시…고객 만족도↑

삼성전자, AI 노하우 앞세워 ‘비주류’ 로봇청소기 공략

“시장 영향력 따른 차이…효율적 전략 통해 약점 보완”

LG전자 모델들이 각각 LG 코드제로 A9(사진 왼쪽)과 A9S 씽큐를 들고 청소기 충전, 액세서리 보관, 먼지통 비움이 한 번에 가능한 올인원타워를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딥그레이, 카밍 베이지, 카밍 그린 색상의 올인원타워.ⓒ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청소기 시장을 공략하는데 서로 상반된 전략을 취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노하우를 접목한 로봇청소기를 통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반면 LG전자는 구형 제품과 호환되는 악세사리 출시를 통해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양사가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전략을 통해 약점을 보환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무선청소기의 먼지 비움과 충전을 한 번에 해주는 ‘올 인원 타워’를 구형 A9 제품까지 호환되게 설계하는 등 청소기 시장에서 ‘찐팬’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일체형 무선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를 출시하면서 내놓은 ‘청정스테이션’이 구형 모델과 호환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인원타워는 청소기 충전과 액세서리 보관은 물론 먼지통 비움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거치대다. LG 올인원타워 별도 판매 모델에는 전용 부품인 ‘먼지통 뚜껑’이 동봉된다. 제품 배송을 맡은 설치기사를 통해 무상 교체 서비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기존 모델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감안해 올인원타워를 설계했다”며 “구형 제품 고객들의 만족도도 함께 높일 수 있어 시장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데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틈새시장으로 분류되는 로봇 청소기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로봇청소기는 세상에 나온 지 20년이 지났지만 떨어지는 흡입력과 생각보다 편하지 않은 사용성 때문에 보조적 역할만 할 뿐 청소기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지 못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사물인식 능력과 주행성능을 대폭 개선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청소기 시장은 매출 기준 1조2851억원으로, 로봇청소기 비중은 12%에 해당하는 1542억원에 그쳤다. 스틱청소기 매출이 77%, 9895억원인 걸 고려할 때 초라한 성적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로봇청소기의 단점을 향상된 AI 기술과 센서를 통해 보완하고 주류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로봇청소기 사용자들이 가장 불편하게 느꼈던 주행 성능을 크게 개선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 신제품은 딥러닝 기반의 사물 인식 기술과 라이다 및 3D 센서를 탑재해 1㎤ 크기의 아주 작은 사물도 인식할 수 있다. 또 무선청소기에서 보여준 ‘청정스테이션’을 비스포크 제트AI에도 적용해 도킹스테이션에서 충전과 먼지 비움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양혜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27일 열린 제트봇AI 시연행사에서 “로봇청소기 시장은 아직 급성장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올해는 전년 대비 3배 정도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전략 차이가 무선청소기 시장에서의 비중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전자 입장에선 1위 자리 수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이를 추격하는 삼성전자는 틈새 공략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LG전자 40∼50%대, 삼성 30%대, 다이슨 10∼20%대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구형 제품과 호환되는 악세사리 출시를 통해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 제고가 가능하고, 이는 시장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면 삼성전자는 부족한 무선청소기 시장 비중을 로봇청소기 등을 통해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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