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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영화 음악감독이 된 뮤지션들


입력 2021.05.06 08:45 수정 2021.05.06 08:5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이진아, '아이들은 즐겁다' 전곡 작곡, 작사

선우정아, 2005년부터 영화 음악 감독 참여

신선하지만 장르 확장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뮤지션들의 영화 음악감독 도전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에서 그들의 이름을 발견하는 일은 이제 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 혹은 신선함을 가져다준다. 영화 음악은 박자, 가락, 악기, 목소리 등을 통해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상황의 분위기를 나타내주는데, 그저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음악을 만들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의 일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진아는 5일 개봉한 웹툰 원작 영화 '아이들은 즐겁다'를 통해 처음으로 음악감독에 도전했다. 이진아는 재즈 기반 싱어송라이터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 사랑스러움, 그들이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평소 이진아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을 만들어왔던 싱어송라이터로, 아픈 엄마와 이별이 가까워졌음을 알고 친구들과 함께 몰래 엄마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담은 '아이들은 즐겁다'의 무드와 잘 맞아 떨어진다. 목소리 없이 만들어진 음악을 듣고 있자면 이 선율 위에 이진아의 목소리가 얹어져도 낯설지 않을 만큼 이질감이 없다. 영화의 색과 싱어송라이터의 색이 잘 맞아떨어져 시너지가 배가 된 사례다.


에코브릿지 역시 찬열 주연의 영화의 '더 박스' 음악감독을 맡아 기존 음악의 편곡과 트로트 곡 '오저치고'를 직접 만들었다. '더 박스'가 음악 영화이므로 음악은 영화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에코브릿지는 머라이어 캐리 '위드 아웃 유'(Without you), 퍼렐 윌리엄스의 '해피'(happy), 쳇 베이커의 '마이 퍼니 밸런타인'(My funny valentine)과 에코브릿지 '어느날 문득', 최성원의 '매일 그대와' 기존 곡을 찬열 목소리에 맞게 편곡했다. 에코브릿지는 평소 래퍼였던 찬열이 영화에서 매력적인 보컬로 등장하는만큼 관객들이 그의 목소리를 편안하게 들을 수 있고, 그의 숨겨진 보컬 실력을 찾는데 드러내는데 주력했다.


프라이머리는 영화 '사냥의 시간' 영화 음악감독으로 데뷔했다. 평소 힙합 및 대중 가요의 프로듀싱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영화의 스타일리시함을 한껏 살렸다는 평이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로, 긴장감과 폭발력있는 사운드가 필요한 영화였다. 영화는 부족한 개연성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음악만은 호평을 받았다. 프라이머리는 넓은 스펙트럼으로 경제가 붕괴하기 직전 아슬아슬한 청춘들의 심경, 목숨을 건 추격전을 연주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는 2005년부터 영화 음악에 참여해왔다. '너는 내 운명', '두 얼굴의 여친', '장례식의 멤버', '죄 많은 소녀'가 선우정아가 참여한 음악들이다. 독특한 분위기의 음악 분위기를 가진 선우정아는 '죄 많은 소녀'에서 절망과 자살충동에 괴로워하는 10대의 심경을 음악으로 포착했다. 하지만 배경음악의 수는 최소화하면서 음악보다는 배우들의 연기가 더 우선시 될 수 노력했다.


해외에서도 뮤지션들의 영화 음악감독 도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이슬랜드 뮤지션 비요크는 영화 '어둠 속의 댄서' 주연과 음악을 맡아 2000년 아카데미 시상식,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킬빌'의 음악 감독은 래퍼 우탱 클랜의 르자였다. 기존 힙합 음악을 편곡해 '킬빌'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곳곳에 사용했다. '한나'의 음악감독은 케미컬 브라더스가 참여했다. 케비컬 브라더스는 살인병기로 키워진 한나의 내면과 성장을 음악과 함께 천천히 쌓아가며 갈등 부분에서는 함께 폭발할 수 있는 흐름을 선택했다.


영화와 뮤지션들의 만남은 신선하지만, 한계도 동반된다. 지금까지 고수해온 음악 색과 영화의 무드가 잘 맞아떨어진다면 퀄리티와 더불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장르 확장에 부딪치게 된다. 비슷한 톤으로 음악이 일관되기 때문이다. 또 OST는 영화가 잘 흘러갈 수 있도록 배경의 역할을 해야 한다. 평소 목소리와 음악만 들어도 누구의 곡인지 알 수 있다는 건 뮤지션으로서 기쁜 일이지만, OST 영역 안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뮤지션의 색이 강하면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어 OST 한해서는 단점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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