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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시장 '지각변동'…약진하는 수입차, 고전하는 완성차


입력 2021.05.06 11:10 수정 2021.05.09 16:21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벤츠·BMW 4월 합산 판매량, 중견 완성차 3사 웃돌아

신차 부재·경영난·반도체 수급 문제로 완성차 판매 부진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 로고. (자료:각사)ⓒ데일리안

국내 시장에서 완성차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수입차의 장악력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견 완성차들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기업회생절차 등의 이슈로 맥을 못추고 있는 사이 수입차들은 다양한 신차들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판매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5사와 23개 수입차 브랜드의 올해 1~4월 내수 판매량은 59만16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에서 완성차 5사의 1~4월 판매 비중은 83.5%로 전년 동기 86.0% 보다 2.5%p 하락한 반면 수입차 판매 비중은 2.5%p 오른 16.5%를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내수 판매량이 증가한 가운데 수입차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모습이다.


실제 완성차는 현대차·기아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쌍용차·한국GM 등 중견 3사를 중심으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르노삼성의 1~4월 내수 판매량은 1만8595대로 전년 동기 보다 40.0% 급감했다. 쌍용차는 32.2% 줄어든 1만5945대에 그쳤으며, 한국GM의 경우 11.4% 적은 2만2823대에 머물렀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에 따른 물량 공급 감소와 함께 개별소비세율 변동(1.5%→3.5%), 쌍용차의 기업회생절차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데 기인했다. 차량용 반도체 이슈는 완성차 사업장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면서 르노삼성을 제외한 4사가 공장 가동 중단을 겪었다.


르노삼성는 사업장 가동 차질은 없지만 QM6, SM6 등 주력 차종이 노후화되면서 경쟁력이 약화된데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XM3마저 신차 효과가 시들해지며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더욱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조가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면서 생산 차질까지 벌어지고 있다.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도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쌍용차는 당초 반도체 수급 문제로 지난달 8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었으나, 협력사들의 납품거부로 23일까지 5일간 추가로 휴업이 발생하면서 지난달 총 12일간 생산라인이 멈춰섰다.


한국GM 역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제외한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등 대부분의 차종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경상용차 라보는 지난달 4대 판매를 마지막으로 판매가 종료됐다.


더욱이 한국GM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상견례를 갖고 2021년 임협 교섭을 실시할 예정으로, 교섭 과정에서 노사 관계가 악화될 경우 추가적인 공급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각종 악재로 시달리고 있는 완성차와 달리 국내 수입차 브랜드는 전기차 등 막강한 신차들을 앞세워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1~4월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9만7486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보다 25.6% 증가했다.


이는 주로 독일차 브랜드 성장에 기인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1~4월 판매량은 2만7652대로 전년 동기 보다 24.9% 증가했고, BMW 코리아 역시 42.8% 급증한 2만3502대를 기록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코리아 역시 각각 94.1%, 13.8% 늘어난 8721대, 4914대를 나타냈다. 특히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4월 물량 부족이 발생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 3사의 부진과 독일차 브랜드의 성장으로 독일차들의 합산 판매량은 중견 완성차를 넘어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2개 브랜드의 총 판매량은 1만4543대로 르노삼성·쌍용차·한국GM 총 판매량인 1만4254만대를 289대 초과했다.


수입차 강세는 독일차 브랜드 호조 뿐만이 아니다. 비(非) 독일차 브랜드인 볼보, 지프 등의 판매량도 뚜렷이 증가하면서 독일차에 이어 수입차 상위권에 올랐다.


여기에 일본차 브랜드인 렉서스, 토요타, 혼다 등이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전체 판매 실적을 보탰다. 실제 렉서스와 토요타의 1~4월 판매량은 각각 2806대, 1881대로 전년 동기 보다 51.2%, 13.7% 늘었다.


중견 3사들이 기업회생절차, 반도체 수급 문제, 신차 부재 등의 영향으로 판매에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수입차들은 연말까지 완전변경(풀체인지)·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등 각종 신차들을 줄줄이 출시할 계획으로 내수 시장에서 자동차 브랜드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체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의 비중은 20%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중견 완성차 3사의 비중은 그만큼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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