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모두투어, 1년 새 적자폭↑…코로나19 여파 지속
백신 부작용으로 불안감 확산…“내년 1분기 이후 회복”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실상 개점 휴업 중인 여행업계가 올 1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여행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올해도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올 1분기 영업손실이 417억5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90.3% 확대됐다. 매출액은 70억2400만원으로 91.9% 급감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의 영업손실은 43억원으로 적자폭이 194.6% 늘었다. 매출액은 94.5% 감소한 24억3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여행업계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다. 여행업은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관광업계 피해액은 14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여행업 피해액은 절반이 넘는 6조4000억원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도 거의 없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공개한 ‘2021년 3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은 7만4604명으로 전년 동월(8만3497명) 대비 10.7% 줄었다.
같은 달 해외로 출국한 우리 국민 역시 7만3999명으로 지난해 동월(14만3366명)보다 48.4%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빗장을 여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건이 완화되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여행사들도 훈풍을 기대하며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여행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하나투어는 하와이, 스위스, 몰디브, 두바이 등 백신 접종 해외 여행자의 자가격리 의무가 없는 국가들로 다음달부터 주 1~2회씩 출발할 예정이다.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도 하와이, 괌 등 해외패키지여행 상품 예약 접수를 받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백신에 대한 부작용 등으로 실제 여행 수요는 아직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내년 1분기쯤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여행사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백신의 1~2회차 접종 간격을 고려해보면 빠르면 추석 연휴에 제한적인 해외여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본격적인 해외여행 재개시점은 내년 1분기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해외여행 이연수요가 충분히 축적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 여행사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백신 접종률이 아직 저조한 만큼 아웃바운드 여행 재개 이벤트는 늦여름에서 가을 정도로 가능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완전 회복과 사업 모델 변화에 따른 효과 등에 힘입어 내년부터 점차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