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1Q 유가증권 규모 4조7483억…전년比 56%↑
케뱅, 1Q 채권 투자 잔액 1년 동안 1조5187억 급증
"외형성장으로 인한 리스크 대비 위해 안정성에 중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대규모 자산을 채권에 투자하면서 안정적인 자산운용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부터 두 은행의 외형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자산을 우선 보호해야 한다는 전략에서다. 올해에도 비대면 흐름을 타고 고객들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두 은행은 채권 위주의 투자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가증권 투자액은 4조7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조353억원 대비 56.4%(1조7130억원)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도 유가증권 투자액을 3921억원에서 1조9108억원으로 387.3%(1조5187억원) 폭증시켰다.
두 인터넷은행이 유가증권 투자를 급증시킨 이유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자산 성장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준 카뱅의 총자산은 28조61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3조3701억원 대비 22.4%(5조2463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1조9645억원의 총자산 규모를 기록했던 케이뱅크는 1년 만에 379.2%(7조4489억원) 급증한 9조4134억원으로 확대했다.
주목할 점은 두 은행 모두 높은 비중으로 채권을 사들였다는 점이다. 카뱅의 전체 유가증권 투자규모인 4조7483억원 가운데 채권 비중은 83.1%(3조9479억원)에 달했다. 자산의 80%가량을 채권을 사는 데 사용했다는 의미다. 케뱅의 경우에는 1조9108억원 가운데 99%에 해당하는 1조9104억원을 채권에 투자했다.
세부적으로 카뱅은 국채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다. 올 1분기 카뱅이 보유한 국채 규모는 2조430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채(5916억원)와 사채(9260억원)보다 확연히 많은 자금이 국채에 투자된 셈이다. 케뱅은 1조1112억원 규모의 자산을 금융채에 투자했다. 국채 투자 규모는 7992억원으로 금융채보다 적었다.
채권은 변동성이 심하지 않아 통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이에 주식 등 위험자산 대비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두 은행이 채권에 대규모 자산을 투자한 이유도 '안정성'에 있다. 두 은행이 안정성에 주안점을 둔 자산운용 전략을 사용하는 이유는 외형이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일상화되면서 두 인터넷은행은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카뱅은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 등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격히 쏠리면서 대출금 규모가 급증했다. 실제로 올 1분기 카뱅의 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16조7475억원 대비 29.0%(4조8578억원) 늘어난 21조6053억원을 기록했다. 케뱅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로 수신액이 크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케뱅의 수신 잔액은 1조7270억원에서 8조7178억원으로 404.8%(6조9908억원) 폭증했다.
은행들은 고객에게서 여·수신으로 받은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야 한다. 다만 언제든지 고객이 맡겨놓은 예금을 찾아가거나,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안전한 투자처에 자산을 운용한다. 두 은행 역시 최근 급격히 자산이 늘어나면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자금 엑시트에 대비해 안정적인 운용을 우선한다는 전략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이 급격히 늘어난데다 신용대출 규모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다"며 "유가증권 가운데 국공채 등 안전자산인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해 유동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데 성공한 만큼 하반기에도 이 같은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