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M&A·신사업 광폭행보
수제맥주 등 한계사업 과감히 정리…“사업재편 승부수”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는 LF가 ‘선택과 집중’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잠재력이 약화된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반면 미래 성장동력이 될 만한 사업에는 더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사업 다각화 효과가 빛을 발하며 실적이 선방하고 있는 만큼 미래 성장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는 의류뿐 아니라 외식업, 화장품, 부동산, 리조트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F는 2007년 계열사 LF푸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씨푸드 뷔페 레스토랑 ‘마키노차야’ 인수로 외식업에 진출한 이후 수제맥주, 식품유통 등으로 사업을 넓혔다.
동아TV, 이에르로르코리아 등을 인수하며 방송, 주얼리 업계에도 진출했고, 2018년엔 부동산신탁업·부동산자산관리 사업을 하는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며 부동산으로까지 뛰어들었다.
지난해 6월에는 코람코자산신탁과 프로젝트 금융자회사(PEV)인 ‘코크렙안양’을 설립했다. 코크렙안양 PEV는 LF가 보유 중인 안양 물류센터를 오는 2023년 상온과 저온을 아우르는 복합 물류센터로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최근엔 부동산개발 계열사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EV의 주식 370만주를 370억원에 취득했다.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위한 것으로, 코람코자산신탁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LF는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들은 발 빠르게 사업 조정에 나사고 있다.
실적이 부진했던 캐주얼 브랜드 ‘TNGT W’, 아웃도어·스포츠 종합 유통점 ‘인터스포츠’, 스키복 브랜드 ‘버튼’ 사업을 접었다.
또한 2005년 야심차게 선보인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에 대한 사업도 철수했다. 한 때 단일 브랜드 기준 연매출이 2500억원에 달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아웃도어 시장이 위축되면서 지난해 국내에서 영업을 종료했다.
음원유통 자회사와 주류 유통 자회사들 역시 정리했다. LF는 지난 4월 음원유통 자회사 케이앤씨뮤직을 440억원에 매각했고, 지난달엔 주류 유통 자회사인 인덜지의 수제맥주 제조사업 부문을 교촌에프앤비에 약 120억원에 팔았다.
이처럼 LF가 사업 다각화를 꾀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선 이유는 본업인 패션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패션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매출이 반토막 났지만 LF는 사업 다각화에 힘입어 나홀로 성장을 이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27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1.5%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매출은 7% 증가한 3983억원을 기록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LF의 전 사업부가 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패션사업은 3월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LF푸드도 각종 효율화 작업을 통해 적자 폭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시장 성장은 성숙단계에 이르렀고 이와 함께 소비자의 관심도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으로까지 확대됨에 따라 패션 외에 다른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소비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됨에 따라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패션업계의 사업다각화 전략이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