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래 첫 세이브 달성..베테랑 자존심 버리고 새 출발
베테랑 장원준(36·두산 베어스)이 프로 데뷔 18년 만에 개인 통산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장원준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4-1 앞선 8회초 2사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오재일을 7구 접전 끝에 슬라이더(135km)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박치국이 남긴 주자들의 득점을 허용하지 않고 이닝을 마친 장원준은 두산이 2점을 더해 6-2 앞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김동엽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지만, 이원석-강한울을 내야 땅볼 처리하며 1점만 내줬다. 이날 경기 마지막 타자가 된 김헌곤을 내야 땅볼로 잡아내 승리를 지켰다. 장원준의 세이브와 함께 선발 최원준(6.1이닝 무실점)은 시즌 7승(무패)째를 따냈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래 18시즌 399경기 만에 거둔 첫 세이브다. 경찰야구단 시절 퓨처스리그에서 마무리 투수로 15세이브를 올렸지만, 1군에서는 한 번도 세이브가 없었다. 지난 5월 1일 SSG전(0.1이닝 무실점)에서 시즌 첫 홀드를 기록했을 뿐이다.
장원준은 “팀 승리에 도움이 되어 기쁘다. 선발을 해봤기 때문에 승리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이제 불펜 1년차다. 더 좋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베테랑 선발의 자존심을 접고 불펜투수로 팀에 기여하고 있는 장원준의 변신은 놀랍다.
지난 2015년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해 두산과 4년 84억원에 계약을 맺고 두산으로 이적한 장원준은 이적 첫해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2015~16년 39승을 챙겼지만 2018년부터 쇠퇴했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두 번째 FA를 포기하고 2019년 9월 무릎 수술 두 재기를 노렸지만 지난해 2경기 등판에 그쳤다.
하지만 장원준은 포기하지 않고 바뀐 보직을 받아들이고 마운드에 섰다. 옷을 갈아입고 다시 만난 승부의 세계에서 투혼을 던지는 18년차 베테랑의 활약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