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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시대정신은 공정…윤석열, 상당히 불안"


입력 2021.06.21 03:01 수정 2021.06.20 23:0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윤석열의 공정은 법·형식적 평등"

"조민이 표창장 위조 안 하고

인턴 제대로 해서 합격하면 공정한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에서 열린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총회에서 ‘보수정치의 진정한 변화’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0일 시대정신으로 '공정'을 꼽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가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지지 모임인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해 "(윤 전 총장의) 실질적 메시지가 없다"며 "상당히 불안한 상태로, 메시지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지금 시대정신은 '공정'"이라며 "윤 전 총장이 말하는 공정은 법·형식적 평등이다. 그것 가지고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공정의 가치가 부각되기 시작했다면서도 "특정 집단에서 나오는 '스카이캐슬'을 공정으로 받아들이고 법적·형식적 공정에 그쳐서는 위험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령 조민(조 전 장관 딸)이 표창장을 위조하지 않고, 인턴을 제대로 해서 합격했다 한들 그것은 공정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같은 맥락에서 진 전 교수는 공정한 경쟁과 능력주의를 강조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 대표 자신이 목동에서 공정한 경쟁을 했다고 하지만, 일반 서민들이 보면 '우와, 너 목동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할 것"이라며 "성공한 사람들은 그 이유를 다 자기 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능력이 자기 능력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에서 떨어진 사람은 차별받아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진 전 교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논란을 언급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 자체가 문제"라고 밝혔다. 노동시장이 안고 있는 근본적 차별 문제를 건드리기보다 시험을 통해 '차별받는 사람'과 '차별하는 사람'을 구분 짓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진 전 교수는 "젊은이들의 분노는 그런 방향으로 나올 수 있다"면서도 "정치는 차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형식 갖췄지만 콘텐츠 없어"
"'공동체 보수'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는 보수 정치권에 대해선 "이번 재보선에서 극우적 내용보다는 합리적이고 온건해야 한다는 승리 공식을 보수 지지층이 배웠다"며 재보선을 통한 학습효과가 '이준석 돌풍'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형식은 갖췄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대선은 과거 심판이 아니라 미래를 선택하는 게임"이라며 "여기서 이기려면 미래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보수진영은 그게 아직 불투명하다. 보수가 엄청난 기회를 만났는데, 잘 건너지 못하면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재보선 승리, 이준석 당대표 취임을 계기로 새 국면을 맞은 보수 정치권이 공동체 친화적인 노선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 정치를 △극우 반공주의 △시장만능주의 △권위주의 등 세 가지 범주로 나누며 "반공주의·권위주의 두 가지는 이준석 대표 취임으로 걷어냈지만, 문제는 시장만능주의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얘기했던 합리적이고 건강한 '공동체주의적 보수'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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