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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된 계부, 24년간 성폭행 끝에 결국 살해당했다


입력 2021.06.24 10:37 수정 2021.06.24 10:34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프랑스의 한 여성이 24년간 자신을 성폭행한 계부이자 남편을 총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법정에 출석한 발레리 바코 ⓒAF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 등은 프랑스 부르고뉴에 살고 있는 발레리 바코의 재판 내용을 전했다. 바코는 자신의 계부이자 남편이었던 다니엘 폴레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발레리 바코는 12살 때부터 계부였던 다니엘 폴레트(61)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바코의 어머니는 이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신경 쓰지 않았다. 바코는 24년간 성적 학대를 당해야 했다. 폴레트는 1995년 근친상간 혐의로 수감됐지만 3년 후 돌아왔다. 또 다시 폴레트는 바코를 괴롭혔고 둔기로 가격하며 구타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바코는 폴레트의 아이를 네 번이나 가졌고, 급기야 폴레트의 아내가 됐다.


바코는 회고록에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돌아온 폴레트를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았다"며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알코올중독자였던 폴레트는 아이들을 때렸고, 바코를 성매매업자에게 넘기기도 했다. 자신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죽이겠다며 권총으로 살해 협박도 했다.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지만 도움은 받을 수 없었다.


심지어 폴레트는 19살이 된 자신의 셋째 딸에게도 손길을 뻗쳤다. 그는 딸에게 침대에 같이 눕자며 쓰다듬고, 속옷을 입고 있는지 물었다. 또한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바코는 딸이 자신과 같은 끔찍한 경험을 할까봐 두려워했고, 결국 지난 3월 폴레트를 권총으로 살해했다.


이 내용은 재판에 앞서 바코가 지난 달 출간한 '모두 알고 있었다'(Toutle Monde Savait)라는 제목의 회고록에 담겨있다.


발레리 바코 ⓒ페이스북

23일(현지시간) 법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바코가 폴레트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바코가 회고록에 "이 일(폴레트가 자녀들을 성폭행하는 일)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쓴 내용이 치밀한 살해 계획을 뒷받침하는 증거라는 것.


이에 바코는 폴레트를 살해한 것은 정당방위였다고 반박했다. 바코의 변호인 측은 "이 여성은 성폭행 뿐만 아니라 사회의 무관심에 의해 파괴됐다"며 "바코의 주변 사람들은 그의 얼굴에서 읽을 수 있는 고통과 시련을 무시했다. 바코의 삶은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프랑스에서 있었던 '자클린 소바주 사건'과 흡사하다는 반응이다. 47년간 알코올 중독자 남편과 결혼 생활을 이어오며 상습적인 성폭행과 구타에 시달렸던 소바주가 같은 학대 피해자였던 아들이 2012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자 바로 그 다음 날 남편을 총으로 살해했다.


소비주는 2014년 10월 살인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지만 2016년 12월,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프랑스 대통령의 사면 명령으로 석방됐다.


한편 SNS에서는 수많은 여성들이 바코의 무죄를 주장하며 지지 서명을 벌이고 있다. 바코의 재판은 일주일간 이어질 예정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SNS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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