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0곳 코스피 밴드 최저 2700서 최고 3700 제시
유동성→실적 장세 진입...변동성 장세 따른 상하 편차 커
미국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이보다 먼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우려속에서도 코스피는 최근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며 관망과 기대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동성의 힘이 실적 장세로 옮겨가면서 추가 랠리가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과 향후 금리인상 이벤트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29일 본지에서는 국내 주요 10곳(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메리츠증권·하나금융투자·한화투자증권·유안타증권·대신증권) 증권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 코스피 밴드가 최저 2900에서 최대 3700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투, 코스피 밴드 상단 3700으로 가장 높아
증권사별 코스피 밴드 상단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금융투자(3000~3700)다. 이어 대신증권(3630), 하나금융투자(3050~3600), 한국투자증권(3000~3550), NH투자증권(3500), KB증권(2900~3500), 메리츠증권(3000~3500), 한화투자증권(2900~3500), 유안타증권(2700~3350), 삼성증권(3000~3300) 순으로 나타난다.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가장 높게 제시한 신한금융투자는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직면하지만 기업이익 추정치의 추가 상향 여력이 존재하는 등 긍정적인 펀더멘탈(기초체력) 환경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장세는 유동성에서 실적 장세로 진입하는 초입 단계"라며 "기대수익률은 10% 내외이고, 변동성 장세에 따른 상하단 편차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식시장은 경기회복에 따른 이익 개선 상향과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조정이 예상되지만 제한적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기업의 내년도 이익 개선은 주요국을 상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의 실적 전망 상향조정 속도가 매우 빠른편"이라며 "특히 올해보다 내년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 상승세가 가파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 1분기 실적시즌 이후 추가적인 실적전망 상향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대규모 유동성과 재정정책이 투입된 것이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과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트렌드 변화 주목...불확실·변동성 여전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에 강세장을 전망하는 이유에 대해서 산업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강세장은 변화를 주도하는 산업이 나타나는 시기에 발생하는데 최근 전기차 등 새로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글로벌 전기차 침투율은 6% 달성이 예상된다. 현재 전기차 대중화 초입 국면임을 감안하면 속도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위기 때마다 반복되던 부채 축소 압력이 이번에는 없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오히려 정부 주도의 과감한 재정정책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파른 경기정상화 과정 속에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인플레이션이 부각되는 것은 새로운 변수 요인으로 부각된다. 실제 구리나 철강, 목재 등 산업재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목재 가격은 지난해 이후 5배나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 역시 10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의 불안요인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밴드 상단을 비교적 보수적으로 잡은 삼성증권, 유안타증권은 글로벌 정책기조가 정책 정상화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의 진정 여부도 주목해야한다는 것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하반기는 환율, 금리, 유동성 등 매크로 환경 과 변수의 방향성에 근거한 탑 다운(Top-down) 전략이 유용한 시기"라며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리 상승, 유동성 공급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