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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5분 회담’ 언론플레이에 ‘올림픽 초대 주체’엔 선긋기


입력 2021.07.13 03:29 수정 2021.07.12 23:03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한일정상회담 개최문제 두고 양국 ‘기싸움’

韓 “성과 전제로 해야”, 日 “형식적 만남”

정상회담...가시적 성과가 나올지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뉴시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일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두고 양국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 성과를 전제로 한 정상회담을, 일본은 단순 형식적 만남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일본측은 ‘15분 약식 회담’을 예상한다며 ‘언론 플레이’를 하는가 하면, 한국정부가 한일정장회담 협의사항이 언론에 유출된 것에 유감을 표하자 자국 정부가 초대의 주체가 아니라며 해명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한일정상회담 문제를 일본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며, 앞으로 일본측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2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한일간 협의가 언론에 유출되는 것과 관련 유감을 표명한 데 대한 입장 질의를 받고 “보도 내용 하나하나에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도쿄올림픽 개회식의 외국 요인 참석은 일본 정부가 초대의 주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각국 정상의 올림픽 참석 여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각국 올림픽위원회 사이에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호 문제상 요인 초청 사실을 공표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문제도 있기 때문에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질문과는 다소 동떨어진 답변을 했다. 올림픽에 맞춰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냐는 질의에도 ‘가정의 질문’이라는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방일할 경우 정상회담을 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외교상 정중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한국 정부가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는 경우 정상회담을 요구했고, 일본 정부는 회담 개최를 수용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경우 소요 시간과 관련해 일본 총리관저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스가 총리가 각국 중요 인물과 만나야 하므로 문 대통령을 포함해 “1인당 원칙적으로 15분 정도가 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도쿄 올림픽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실무 교섭을 해온 한국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같은날 외교부는 “특히 현안 해결의 모멘텀이 마련되고 적절한 격식이 갖춰진다는 전제하에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양국 외교 당국 간 협의 내용이 최근 일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하여 일본의 입장과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언론에 유출되고 있는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한일정상회담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용의는 있으나, 회담이 개최되면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일본 언론 보도를 볼 때, 정상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 문제나 한일관계 개선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듯한 인상이 있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향후 일본 측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우리 측은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강제징용 피해자·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 일본 수출규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에서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MBN 백운기의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사전 협의가 충분치 않을 경우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에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께서 방일을 하신다면 한일 간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되고 그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나야 된다고 일본측에 요청했다”며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현재 한일 간의 대두되어 있는 현안, 로드맵이 좀 작성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과 없이 양국 정상이 만나셔서 그냥 웃으며 차 한잔 마시는 덕담 수준의 만남이 국민께 어떤 희망을 드릴 수 있겠느냐”며 “이번 주 중 일본이 변화된 어떤 태도를 정확하게 말해야, (문 대통령의) 방일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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