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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마이크론 D램 대추격에 높아지는 위기감


입력 2021.07.13 12:35 수정 2021.07.13 12:36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올 초 마이크론 이어 SK하이닉스 4세대 D램 양산 공식화

EUV 최초 적용으로 기술력 과시...한층 치열해지는 경쟁

제일 강한 분야서 긴장감 고조...이재용 부회장 부재 우려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거센 추격을 받는 양상이다.


아직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에서 압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경쟁자들의 기술 고도화로 쫓기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으로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까지 겹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글로벌 톱3 업체들이 앞다퉈 기술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초 마이크론이 4세대 D램 양산을 공식화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극자외선(EUV·Extreme Ultraviolet) 미세공정을 적용한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4세대(1a) D램 양산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 기술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최초로 노광(포토) 공정에 EUV 미세 공정 기술을 활용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UV 공정 도입을 공식화 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성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광 공정은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빛으로 미세 회로를 새기는 작업으로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보다 빛의 파장이 14분의 1 수준으로 짧아 이를 활용한 노광장비는 보다 미세하게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LPDDR4(Low Power Double Data Rate 4)를 시작으로 EUV 공정기술의 안정성을 확보해 향후 1a D램 모든 제품을 EUV를 활용해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SK하이닉스

차세대 D램인 DDR5에는 내년 초부터 적용할 계획으로 이를 바탕으로 생산 수율 개선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이미 지난 1월 말 연내 EUV 공정을 적용한 4세대 D램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이들 3사간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D램에서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과 생산력을 기반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구가해 온 삼성전자지만 올 들어 2·3위 업체들이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거센 추격에 시달리게 된 형국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41.2%로 SK하이닉스(28.85%)와 마이크론(24.3%) 등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앞서 있기는 하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예고돼 있는데다 반도체 시황과 기술의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 언제라도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기술 경쟁력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한발 앞선간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전자로서는 상호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삼성전자가 가장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여 온 D램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된 것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월 1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M16 준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SK하이닉스

이러한 위기 국면에서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상황은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도로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상반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5년 반도체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약 46조원을 선제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SK하이닉스의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M15(청주)와 올해 2월 M16(이천) 등 연이은 생산라인 구축과 전담팀 구성을 통한 EUV 노광장비 확보 등 잇달아 성과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같은기간 이재용 부회장은 2016년 말 국정농단 수사를 시작으로 구속과 재수감이 반복되면서 정상적인 경영 행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지만 이를 위한 경영 행보는 난관의 연속이다.


올 초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 결과로 재구속된 상황에서도 지난 5월 추가로 투자금을 38조원 증액하기로 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경영 행보는 더욱 어려워진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메모리반도체 중에서도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던 D램에서도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게 됐다”며 “위기가 점점 다가오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1월 4일 임직원들과 함께 경기도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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